애월리 임시총회 개최해 부결…현대오일뱅크ㆍ탐라석유 북군 상대로 '행정소송'

   
오는 3월부터 제주도에서 석유판매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인 현대오일뱅크㈜가 출범도 하기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탐라석유와 손을 잡고 도내에 기존 정유업체인 SK.LG.S-OIL의 3사 체제를 끝내고 보다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며 지난해 3월 석유판매업 등록허가를 받고, 12월30일 애월읍 고내리에 저유소 5개 시설(1만ℓ 3곳, 8000ℓ 2곳)을 설치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농협제주본부와 면세유 협약 5년간 맺어 올해 3월부터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 탐라석유 고승립 이사
하지만 애월리 주민들은 애월항에서 고내리 저유소까지 송유관 매설계획을 부결시켜 현대오일뱅크㈜와 ㈜탐라석유의 사업계획은 난관에 부딪쳤다.

애월리는 4일 오후 2시 애월리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애월리 임시총회'를 개최해 안건으로 송유관 매설을 상정했다.

사업제안 설명에 나선 탐라석유 고승립 이사는 "제주도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석유를 쓰고 있다"며 "현대오일뱅크가 들어오면 연간 330억원의 도민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이어 고 이사는 "송유관은 직경 15㎝ 3개를 매설하며, 도로를 따라 매설할 계획이기 때문에 위험이나 재산상의 피해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이사는 "송유관 매설계획을 승인해 주면 마을발전기금 1억5000만원과 각 자생단체에 1000만원 지원을 지원해 주겠다"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지하수나 해양오염이 나타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사업승인을 요청했다.

▲ 황인자씨가 반대 결의문을 읽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탐라석유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애월리 주민들은 '환경오염' 우려와 '주민동의'를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한 주민은 "석유시설 설치 허가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사업설명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며 "왜 주민들에게 동의를 얻지 않고 추진하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주민은 "송유관 시설이 들어서면 해양오염과 토양오염은 물론 석유 냄새 등으로 피해를 볼 것에 분명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애월리에 발전은 커녕 오히려 위축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용해동 황옥자씨는 "자치단체장과 몇몇 몰지각한 자생단체 관계자들이 폭발물 시설을 마을 인근에 설치하게 했다"며 "송유관 설치는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월리 주민들은 결국 1시30분간의 반대토론을 벌인 끝에 다수결로 거의 대다수의 주민들이 반대 의사를 밝혀 결국 송유관 매설은 부결됐다.

▲ 애월리 주민들이 송유관 매설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와 탐라석유측은 송유관 설치 문제가 부결됨에 따라 일단 차량을 이용해 저장탱크까지 석유를 소송할 계획이다.

또한 이들 업체는 북제주군을 상대로 송유관을 설치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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