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의 뉴욕통신] 인간 노무현의 사즉생

그동안 참으로 고맙고 또 고맙기만 합니다.
'회자정리'라고 했던가요, 만남에는 반드시 이별이 있다고....그러나 우리는 또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발가락이 닮아서' 나는 당신을 만났고 당신을 좋아했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시절 당신은 유난히도 발가락 양말을 신고 다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양말을 두고 많은 말들을 쏟아 내었습니다. 나도 발가락 양말을 즐겨 신고 있었습니다.

주변 많은 사람들이 신지 않겠다고 버리는 것도 달라고 해서 신고 다녔습니다.
당신이 우리네 아버지 무덤가에 와서 우리 유족들을 위로해 주시던 그 말씀에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나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뜻이 그리고 당신의 결정이 <60년의 한>을 말끔히 씻어 주셨습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모두 내려 놓고 그 권력들을 몽땅 '궁민'들에게 돌려 주셨습니다.
그렇게 크신 일을 한 역대 대통령이 처음이고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이것보다 더 큰 민주주의 발전이 더 있겠습니까?

모든 사람들은 "털면 먼지 안날 사람이 이 세상에 없다"고들 말합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은 소위 '옥에 티'라고 봅니다. 다이아몬드에도 티가 있어서 등급이 정해집니다. 아무리 최상급이라고 해도 티가 있습니다. 완전무흠한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주의가 있고 절대평가가 있고 또 상대평가가 있습니다.
그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고 해도, 상대평가로는 당신은 아직도 'A'급 정치인이요 'A'급 가장이십니다. 절대평가로 평가한다고 해도 당신은 'PASS'입니다. 결코 '실패'(FAIL)가 아닙니다.

당신이 추구하고 또 많은 궁민들이 추구하는 그런 정치를 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심정은 "나를 밟고 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버리라"고도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기꺼이 당신을 밟고 지나갈 것입니다. 즉, 당신을 뛰어 넘어서 더 나은 내일을 향하여 갈 것입니다. 지금의 고통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나가야 할 고통이기에 달게 함께 받겠습니다.

누구도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 동안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당신은 아직도 우리의 희망이요 등대요 등불입니다. 나는 당신의 갑작스런 죽음의 소식을 접하고 눈물 대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과 번민 다 잊으시고 이제 영면하소서

만리 이역에서 이도영 올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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