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최연소 사장…삼성맨 영입으로 롯데그룹 체질변화 ‘신호탄’

제주출신 오경수(49) 전 시큐아이닷컴 사장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 대표로 전격 영입됐다.
  
롯데그룹은 4일 그룹 인사를 통해, 그룹 산하 계열회사인 IT 서비스 전문업체 롯데정보통신(ldcc.co.kr) 신임 대표이사(전무)로 오경수  전 시큐아이닷컴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이날 오경수 사장을 전격 영입함에 따라 오 사장은 그룹 최연소 사장이 됐다. 
 
서귀포시 서홍동 출신인 오경수 대표는 제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마친 후 지난 81년 삼성물산에 입사, 전략기획, 정보관리시스템 개발 PM,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삼성그룹 미주본사 및 에스원 정보사업총괄팀장 등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정보보호 전문업체 시큐아이닷컴 대표를 맡아왔다.

오 대표가 이끌었던 시큐아이닷컴은 정보보호컨설팅 전문업체로 행자부, 전산원, 대검 등 공공부문은 물론 증권예탁원,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부문, 삼성전자, KT, KTF, SKT, 서울대 등 통신·서비스 부문 등 1000여 곳에 보안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정보보안업계 2002년, 2003년 연속 경영실적 국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11일 200여 개 정보보안업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정보통신부 산하 단체인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삼성 맨이었던 오경수 사장의 영입을 두고 재계 주변에서는 롯데의 보수적 체질을 바꾸고 삼성식 '스피드 경영'이나 미래 준비를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경수 사장의 영입 외에도, 38개 계열사 중 10개 회사의 대표이사를 바꾸고 임원 86명을 승진시키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했다.

이번 인사의 최대 특징은 대폭적 물갈이로 '세대교체'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와 젊은 피를 '수혈'해 그룹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을 예고하고 있는 점이다. 이 외부 수혈의 대표인물이 오경수 사장인 셈이다.

이 '혁신' 프로젝트의 주체는 신격호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신회장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을 통괄하는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두 달 만에 정책본부를 15개 팀ㆍ실에서 8개 실로 슬림화했고 다시 두 달 만에 물갈이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신동빈 체제' 구축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보수적이면서 다소 침체돼 있는 조직이 이번 인사를 통해 활기를 띨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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