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희망자 700여명 신상정보 아무런 통제 없이 누구나 접근

   
도내 일간지의 보도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IES)에 버젓이 실어 파문을 일으켰던 제주도교육청이 자체 홈페이지에 기간제 교사 신청자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그대로 노출시켜 정보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도교육청은 기간제 교사를 희망하는 신청자들이 올린 신상정보를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이들을 희망하는 학교와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희망자들은 도교육청 홈페이지 ‘참여마당’의 ‘기간제 교사 신청란’에 자신의 이름과 성별, 출생년도, 집 전화번호와 핸드폰 번호, 자격증, 그리고 주요 경력을 자세히 서술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운영된 이곳에는 13일 현재까지 713명이 신청해 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간제 교사 희망자와 일선 학교를 연결시켜주는 이 곳이 기간제 교사를 희망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일반인 누구든지 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가능성의 우려를 낳고 있다.

주요 경력에는 자신의 성격과 외국어 능력, 시험 점수 등 자신의 신상에 관한 정보가 담긴 내용들로 개인신상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통상 인터넷 상의 구인구직 홈페이지인 경우 생년월일과 연락처 등 개인신상 정보에 대해서는 채용을 희망하는 업체가 기업회원으로 가입한 후라야만 연락처와 이메일 등 최소한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반해 제주도교육청은 이 같은 안전장치도 없이 누구든지 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한 기간제 교사 희망자는 첨부화일로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호주 성명 등을 기재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까지 올려놓아 누구든지 이 희망자의 정보를 속속들이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운까지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이 같은 정보관리는 ‘기간제 교사 구인·구직’을 운영하는 타 시·도 교육청과도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인 경우 기간제교사 신청자의 성명과 성별, 연령, 이메일만 노출될 뿐이며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구시교육청이 각급 학교별로 배정한 학교관리자 아이디로 로그인 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도 성명과 성별, 희망과목만 노출될 뿐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기간제 교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임을 밝히고는 담당장학사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이 같은 개인정보 보호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등은 제주도교육청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자격이 없이도 기간제 희망 교사들의 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있어 자칫 예상치 못한 피해를 낳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육청은 홈페이지 개인정보 보호방침을 통해 '우리교육청은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관계법령에 따라 적법하고 적정하게 처리하여, 권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는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달 초 학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전국 초.중.고교와 대학, 시·도교육청 등 전국 교육 및 교육행정기관에 `개인정보 보호 업무지침'을 시달하고 개인정보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정보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글쓴이 ‘원대은’이란 이름으로 “서울시교육청 게시판에 신상 정보 누출이 있다 해서 혹시 하고 제주도 교육청에 들어 와보니 기간제 교사 신청란에 젊은 여선생의 핸드폰 번호가 버젓 노출이 되어 있다”면서 “취직도 안되는데 이상한 전화까지 받으면 속상할 것 같다”면서 개인신상 정보 관리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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