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人그린Fair' 관람기...행정시 관계자는 보이지도 않아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2009농어촌산업박람회-'메이드人 그린Fair'가 열렸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전국 57개 지자체 와 228개 농어촌기업체가 참여해 R&D와 장인정신을 통해 탄생한 농어촌 명품 특산물 및 가공제품, 기능성 제품, 다양한 관광·서비스 산업 등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농어촌산업박람회에서는 특히 6개로 다양하게 구성된 테마관을 통해 품목별로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의 근간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우선 한지산업관인 ‘나빌래라’이다. 닥나무 한묶음(300g)은 300원이다. 이것이 한지전지 1장이 되어 1,000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 한지 5장으로 예술성있는 한지스탠드를 만들면 150,000원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테마관이다. 이곳에 제주업체로는 (주)섬아트의 한지(감귤한지 등)가 참여했다.

   

 

   

다음은 ‘내몸의 Therapy’-한방약초산업관이다. 약초를 재배해서 한약으로 유통하면 2배의 부가가치, 기능성식품과 화장품을 만들면 10~100배의 부가가치, 전문의약품을 만들면 100~1000배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관이다.

   

하나만 더 소개한다, 행사장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와인산업관(Wine Story)이 그것. 우리나라의 와인소비량은 2007년에 2006년 대비 38.5% 증가했으나 수입점유율은 85%를 넘었다. 국내 와인 역사는 10여년에 불과하여 아직 경쟁 대상이 못되고 있으나 이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고 나선 대한민국 와인생산품들이 줄지어 전시되고 있다.  이 테마관에 제주업체인 한백(주)의 와인(귤한잔, 레드비크)도 참여했다.

   

이 외에도 우리차산업관인 ‘차마고도’, 장류산업관인 ‘콩으로 빚은 예술’, 명품한우관 ‘꽃보다 한우’등이 테마관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메인 전시라 할 수 있는 전국 57개 시군과 228개 농어촌기업체에서 출품한 ‘방방곡곡 명품마당’이 테마관을 둘러싸고 전시돼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제주관을 찾았는데 찾기도 힘들다. 겨우 찾은 부스 또한 그 공간면적이나 전시품복이 매우 초라하다. 제주관 부스에 입주한 기업은 달랑 4개에 불과했다. 감귤연합회의 ‘하우스감귤’, 수출육가공협회의 ‘돼지고기포장육’ 그리고 ‘한라산청정촌’의 전통장류, ‘서귀포천연염색바느질연구회’의 천연염색제품이 그것이다.

   

 

   

반면 강진군의 경우 강진청자조합 부스 외에, 강진전통된장, 병영민속주, 청림농원(버섯), 웰빙잔치(잡곡) 등 4개의 제품을 출품했다. 1개 군이 4개 정도 품목을 출품할 정도인데, 제주특별자치도로서는 너무 적다는 느낌이다. 감귤연합회와 수출육가공협회의 출품도 사실상 자치단체 차원의 참가로 보여지는 바, 실제 참여한 농촌기업은 2개에 불과한 셈이다. 테마관 참여업체까지 포함해야 4개 정도라는 말. 혹여 “제주는 녹색명품으로 내세울 만한 게 이렇게 없나”는 오해를 받을까 두렵다.

종종 정부의 이런 행사가 전시성으로 진행돼 참여무용론까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는 생각이다. 여러 차례 개최된 행사라면 참여 이후 평가에 따라 불참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었을 터, 이번 박람회는 처음 개최되는 행사라 하지 않는가.

설사 준비와 예산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참여가 힘들었다 할지라도 문제는 남는다. 다른 자치단체들은 어떻게 이 행사를 준비하고 참여하고 있는지 정보수집 차원에서라도 이 행사장에 들려야 할 제주특별자치도의 일선 행정(2개 행정시) 담당자들이 행사기간 동안 단 한명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기 때문이다.

전국 방방곳곳에서 농어촌명품특산품을 개발, 가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또한 생산된 상품을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는지 그 치열한 현장을 한 곳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음에도 그냥 지나치고 만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보고, 느낀 후, 배우고, 창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기회를 기회로 만들기 못한다면 우리는 항상 그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 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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