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일본 최대 화제 영화…최양일 감독ㆍ양석일 작가

▲ 피와 뼈 영화속 장면
'피와 뼈'. 섬짓한 제목의 영화가 25일부터 상영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작품'과 '감독' '원작' '각본' 모두 제주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피와 뼈'의 주인공은 김준평(기타노 다케시 분)이라는 제주출신 재일한국인이다. 감독은 '개 달리다'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 등으로 일본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양일 감독.

게다가 영화의 원작자는 아버지가 제주출신인 오사카 태생의 소설가 양석일씨다.

영화의 배경으로 나오는 사람들 모두 제주출신이다. 이러니 '피와 뼈'라는 영화는 제주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영화다.

'피와 뼈'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영화는 아름다운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잔혹한 재일한국인 가족사' 영화다.

▲ 주인공 김준평 역을 한 기타노 다케시와 원작 양석일 작가의 책 피와 뼈
영화의 내용은 일제강점기 생존을 위해 '김준평'은 제주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떠난다. 청운의 꿈을 안고 일본에 도착한 김준평은 곧 '괴물'로 변해버린다.

성공이라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 돼 버린 김준평은 결국 일본사회에서 '착취와 폭력'으로 자신의 왕국을 만드는 등 성공을 거둔다.

흔히 재일한국인하면 일본인으로부터 '차별과 억압' 등이 연상되지만 영화의 주인공 김준평은 '돈과 섹스' '핏줄에 대한 병적인 집착' 등 폭군이자 악랄한 착취자로 등장한다.

김준평은 고리사채사업을 하며 이자를 제때에 갖지 않은 고객을 야쿠자에게 팔아버릴 정도로 냉혈한이다.

하지만 김준평은 자신의 '피와 뼈'를 나눈 자식들로부터도 외면받아 결국 북송선을 타고 북한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피와 뼈'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모습을 공개한 후 일본에서 공전의 성공을 거둔 영화다. 무려 4개의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김준평을 연기한 기타노 다케시는 '하나비'와 '자토이치'로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일본 최고 배우이자 감독이다.

영화 제목은 원작 소설과 똑같다. 원작은 지난 1988년도에 나왔다. 양석일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피와 뼈'를 썼다.

최양일 감독은 일본에서 알아주는 비주류 감독이다. '소외와 배제'가 그의 작품 소재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제주도를 가장 좋아한단다.

최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6년 동안 오사카 제주출신 재일한국인들을 인터뷰했고, 제주도식 김치를 만들기 위해 1000만원을 쏟아부었다.

최 감독은 평생 역작으로 '4.3 항쟁' 영화를 만들려고 할 정도로 제주에 대한 애착이 크다.

'피와 뼈'. 2004년 일본 최대 화제의 영화이자, 제주인이 주인공이자 작가이며, 제주를 사랑하는 감독이 만든 영화다. 제주도에서는 3월4일부터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프리머스시네마제주 5관에서 상영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