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프랑스·체코 3국 항공사, 국내 첫 지역항공 납품 경쟁 치열

국내 첫 지역항공사의 테이프를 끝는 제주지역항공인 ‘제주에어’를 잡기 위한 국제 항공업계의 로비전이 벌써 불이 붙었다.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설립한 제주에어가 법인등기를 마치고 건설교통부로부터 정기항공운송 사업면허를 취득하기에 앞서 6월말까지 항공기 기종을 선정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임박해 지면서 제주에어에 항공기 납품을 위한 영업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주에어는 준비단계에서부터 민항기종으로 일찌감치 터보프롭을 선정, 우선 5대로 제주와 김포, 부산, 대구 노선에 취항하겠다고 밝혔다
터보엔진에 프로펠러가 장착된 터보프롭은 운항거리가 짧은 제주에어의 특성에 맞게 기존 양 항공사가 운항중인 제트기보다 연료 효율성과 안전성 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제주에어의 수주전에 나선 외국 항공사는 캐나다 봄바디어의 DASH8-Q400, 프랑스 EADS의 ATR-72, 그리고 체코 LZ에어 로노티컬의 L-610G 등 3기종이다.

▲ 캐나다 봄바디어의 DASH8-Q400. 속도와 안전성이 뛰어나나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가장 활발한 로비전을 벌이는 곳은 캐나다의 봄바디어다.
LG상사가 국내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봄바디어는 이미 지난 2003년 제주도에 자사의 주력최신형인 DASH8-Q400 항공기를 보내 제주도 관계자들을 상대로 시험운행을 하는 등 오래동안 공을 들여왔다.

2000년에 제작된 Q400기는 탑승인원이 78명으로 터보프롭 항공기종 중에서는 엔진 성능이 비교적 뛰어나고 최대속도도 시속 667km로 단거리 운항인 국내선에서는 제트기와 별반 속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 엔진 외에 보조 엔진이 별도로 달려 있어 제주에어의 가장 난제인 안전성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연료 적재량도 탁월해 급유시간과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1대당 가격이 286억원으로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프랑스 EADS의 자회사인 ATR도 납품 준비에 한창이다. ATR- 72기는 Q400에 비해 크기와 속도가 다소 떨어지며 보조 엔진이 따로 없으나 대당 가격이 235억원으로 Q400에 비해 저렴하다.

▲ 프랑스 EADS의 ATR- 72.Q400에 비해 크기와 속도가 다소 떨어지며 보조 엔진이 따로 없으나 대당 가격이 Q400에 비해 저렴하다. 세계 각국에서 가장 많이 운항되는 기종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제주도와 첫 운항을 놓고 경쟁중인 충청항공이 ATR 72-500기종 2대를 인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미국의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에어프랑스, 타이항공 등 세계 56개국에서 지역항공기종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체코 LZ에어 로노티컬사의 L-610G기는 체코 정부의 지원을 적극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가격도 75억원으로 Q400은 물론 ART-72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월등하다.

또 제주도로부터 연구용역을 의뢰받은 교통개발연구원도 민간항공의 채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 기종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탑승인원이 50인승으로 70~80인승을 계획하고 있는 제주에어의 구상과 맞아떨어지지 않는 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 같은 점을 놓고 볼 때 외견상으로는 캐나다 봄바디어의 DASH8-Q400과 프랑스 EADS의 ATR-72 두 기종 가운에 선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제주에어는 항공기종 선택의 기준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제1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맞서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는 제주에어 입장에서는 항공기의 경제성이 향후 기업존립의 향방을 가늠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항공료금의 70% 수준에서 항공요금을 결정하기 위해서도 연료의 효율성 등 경제성이 높은 기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간과할 수 없는 게 안전성이다.
터보프롬은 세계 각국에서 지역항공의 주력기종으로 운항되면서 이미 안전성은 검증받은 상태이나 제트기만 운항되는 국내에서 터보프롬은 아직 낮 설다. 또 고객들에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다면 70% 수준의 항공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경제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종 선택에 들어가 과연 어떤 기종이 제주의 하늘 길을 여는 영광스런 항공기로 선택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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