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의뢰 2달째 여전히 '수사 중'…각종 억측만 난무, 경찰 비난 집중

▲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제주대 총장선거와 관련해 수사를 통해 조속히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글들이 수백건 이상 올려져 있다.
제주대 총장선거가 끝난 지 2달이 지났지만 선거과정에서 불거졌던 '사이버 비방'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경찰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22일 국무회의에서 고충석 당선자의 임명동의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게 경찰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대 총장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4년 12월21일 총장 후보였던 K모교수를 비방하는 '총장선거에 K교수를 고발한다'를 제주대 홈페이지와 '제주의 소리' 등 자유게시판에 올린 것을 제주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선관위는 12월31일 제주경찰서에 또 다른 K모 교수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 '제대 총장선거, 돈선거는 이제그만!!!' 등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선관위의 수사의뢰에 경찰은 선관위 관계자를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인터넷 비방글에 대해 IP추척에 나서 2건이 글이 PC방에서 올려진 것만 확인했다.

총장선관위의 수사의뢰에도 불구, 2달여가 지나고 있지만 지방청과 제주서에서는 수사에 대해 "아직 진행중이다" "곧 수사결과를 밝힐 것이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자 지난 1월21일에는 제주대 교수회와 선관위가 공동으로 철저한 경찰수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경찰의 수사의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

또 네티즌들도 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경찰 사이버 수사 불신' '제주대 총장 선거과정 의혹 해소를' '수사공개를 촉구한다' 등 경찰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

▲ 경찰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대 학생들이 총장 후보자들에 대한 의혹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제주대 총학생회 등 중앙위원회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장선거와 관련된 '사이버 비방전'에 대한 모든 의혹이 풀리기 전에는 고충석 당선자를 신임 총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사이버 비방 사건이 전혀 예상치 못한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제주경찰은 '사이버 비방' 관련 수사를 거의 손놓고 있다.

왜냐하면 경찰 인사가 지난 15~18일까지 이뤄져 그동안 수사인력이 모두 바꿨기 때문이다.

제주경찰서의 경우 수사를 담당하는 팀원 5명이 모두 교체된 상태다. 이 때문에 팀장은 총장선거와 관련된 수사상황에 대해 업무파악조차 못한 상태다.

그나마 지방경찰청의 사이버수사대는 나은 형편이다.  이근영 사이버수사대장은 "총장선거와 관련된 불만과 오해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16일자로 인사발령이 나서 총장선거 수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주 내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지지부진한 수사에 대해 답답함과 불만을 토로하기는 선관위와 당선자도 마찬가지다.

강민수 선관위 위원장은 "선거가 끝나고 수사의뢰를 한 지 2달이 넘어가고, 신임 총장이 3월이면 취임하는 데 아직도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어떻게 결론이 나든 빨리 명쾌하게 훌훌 털어버렸으면 한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고충석 당선자도 22일 해명서를 발표하고 "총장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인터넷 비방'과 당선자인 저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되는 즉시 도민과 학생, 학내 구성원들에게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국무회의에서 고충석 당선자의 임명동의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을 두고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관계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국무회의에서 제주대 총장임명동의안이 상정되지 않아 직무대행체제로 일정기간 대학이 운영되게 됐다"며 "아마도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보류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제주대 총장선거에 대한 경찰수사의 장기화로 여러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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