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가 어디우꽈] 국제자유도시는 제주다운 비전일까

  제주의 아들 양용은 선수가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 골프대회인 ‘2009 PGA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하였다. 양용은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우승을 하여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이제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자랑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여기서 엉뚱한 생각을 하나 해본다. 만일 양용은 선수의 부모님이 양용은 선수보고 골프를 그만두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라고 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과 같은 자랑스러운 제주인 양용은 선수가 탄생했을 리가 만무했을 것이다.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모두 사장시킨 채 그냥 평범하게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

  많은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이왕이면 의사와 같이 존경을 받으면서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만일 아이가 의사라는 직업에는 전혀 적성과 소질이 맞지 않지만 음악에는 탁월한 재능이 있음에도 단지 남들도 다 원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의사가 되라고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다. 아이는 의사도 되지 못하고 음악가도 되지 못한 채 인생의 낙오자로서 살아가게 된다. 부모의 잘못된 욕심이 아이를 그르쳐버리는 경우이다.

  세계화, 지방화 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지자체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지역이 이왕이면 금융과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를 꿈꾼다. 마치 많은 부모들이 자기 자식이 의사와 같이 알아주는 직업을 갖기를 꿈꾸는 것처럼 말이다. 제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제주도가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적인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부상하기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국제자유도시를 제주의 공식적인 비전으로 선포하였다.

  제주도의 자연, 문화, 전통이 국제자유도시와 어울리고 또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할 만한 인적ㆍ물적인 잠재력이 있다면 우리 모두는 제주도를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제주도가 세계적인 금융ㆍ무역의 중심지로 변모한다면 멋진 일이 아닌가? 

  그러나 제주도의 적성과 소질이 국제자유도시와 전혀 맞지 않는다면 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은 제주도의

▲ 신용인 변호사
미래를 망치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우리의 허황된 욕심이 제주도의 성장잠재력을 사장시켜 버리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주는 비극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 경우라면 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을 과감하게 버리고 정말 제주도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제주다운 비전을 찾아내야 한다. 

  나는 국제자유도시를 제주의 비전으로 내세울 때 제주도의 적성과 소질이 국제자유도시에 맞는지에 대하여 진지한 성찰과 도민적 합의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때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라도 국제자유도시가 정말 제주다운 비전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 /신용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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