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규제·징벌, 시장·사회 자정능력 믿고 맡겨야

▲ 허진호 네오위즈 대표 ⓒ제주의소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인터넷을 연결했던 허진호 네오위즈 대표가 한국인터넷 역사 20년을 맞아 “(세계 최강국이었던) 우리나라 인터넷산업이 세계에서 점차 고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폐쇄적인 휴대폰시장 정책으로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맞았으나 우리나라 인터넷산업은 일본에 비해 다섯 배 열배나 강하다고 비판했다.

허진호 대표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리프트 아시아 컨퍼런스’ 이틀째인 18일 한국 인터넷산업 20년 역사 토론회에서 지난 20년을 재조명하면서 현재 한국 인터넷산업이 처한 현실을 ‘갈라파고스’ 현상에 비유했다.

허진호 대표는 “일본의 핸드폰이 갈라파고스 신드롬으로 세계 시장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우리 무선 인터넷도 이미 갈라파고스, 고립된 문화도 들어갔으며, 일본(핸드폰 고립)보다 다섯배 열배는 강하다”면서 “무선만큼 (심각할 정도로 고립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유선인터넷 환경도 고립돼 있다.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어디부터 깨야 할지 답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제도가 징벌적 규제가 강하다 보니,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부조리 행동을 전혀 못하게 강한 규제와 법률을 만들어 (업계가) 질식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말하고는 “경제사법치고 제대로 된 실형을 선고받고 징역산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법 적용은 굉장히 유연하게 하면서, 제대로 지킨다면 질식할 것 같은 규제와 룰을 만들어 경제활동을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정부가 구글에 대해 인터넷실명제를 요구해 결국 업로드를 못하게 만들거나, 사이버모욕제, 저작권 삼진아웃제 등을 도입하려하면서 인터넷산업을 규제 일변도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서도 “어떤 잘못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천 봉쇄하기 위해) 통째로 금지하는 법률을 만드는 것보다는 사회와 시장의 자정능력을 믿고 최소한의 규제,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게 인터넷산업 경쟁력 강화의 첫 번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이동형 사이월드 창시자 ⓒ제주의소리
재웅 Daum 전 대표는 “우리사회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 대표는 “창의력의 원천은 다양성이며, 혁신도 역시 다양성에서 비롯됐다”면서 “인터넷의 배경도 그렇지만 다양성을 지원하는 게 창의적 혁신과 개발을 이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사회가 몇 십 년 전만해도 획일성이 장점이 되고, 다양성을 인정 하지 않아 왔다. 다른 서비스를 쓰는 것을 인정 못하고, 우리가 인정하는 대로, 국민을 이끌어 가려는 충격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서 “그런 와중에도 인터넷을 발전적으로 사용하려면 문화적 충격 최소할 시킬 수 있는 대화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이 다양하고 생각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성 존중을 거듭 강조했다.

사이월드 창업자인 이동형 전 대표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 때 이게 다른 사람에게는 기회를 주는지, 아니면 반대 방향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정책에) 거품이 있어나 부작용이 있더라도 기회자체가 막히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옳은 정책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