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부재' 난국 타개·정치감각 활용 막힌 언로 타개 목적
'민심 창구' 불구 '폴리널리스트' 부정적 평가도 공존

내년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둔 제주도정이 공석 중이던 도정과 도산하 공공기관 내 주요 보직의 민간인 임명을 마무리하고 전열(?)을 빠르게 가다듬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언론인 출신 발탁이 두드러지다. 제주도정이 당면한 현안인 도민과의 '소통'을 일단 해결하고, 거기에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다중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김태환 지사가 직접 ‘낙점’한 언론인 출신 3명 등 현재 도정과 도산하 기관 요직에 언론계 출신 등용은 모두 5명이다. 지난 7월말 임명된 양조훈 환경부지사(제민일보 편집국장 역임)를 필두로 이달 들어서도 백승훈 지역협력특보(제민일보 편집국장 역임), 강승남 제주도체육회 사무처장(제주일보 편집부국장 역임) 등이 줄줄이 김 지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김대희 문화진흥본부 문예진흥부장(전 공보관, 제민일보 사회부장, 서귀포신문 대표이사 역임)은 지난 2004년 도지사 보궐선거 때부터 일찌감치 김태환 지사 캠프에 특보로 합류, 2006년 5.31지방선거 이후 도지사 정책특보에서 별정 서기관급인 도 공보관에 발탁되기도 했다.

홍원석 문화관광교통국 문화예술계장(제주일보 출신, 제주도기자협회장 역임)도 일찍 ‘김태환 호’에 승선한 언론인 출신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이었던 김태환 후보 캠프에 대변인으로 승선하면서 특보를 거쳐 현 문화예술계장을 맡고 있다.

이들 언론인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을 놓고 도내 정가에서는 해군기지와 주민소환정국에서 드러난 '소통부재'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소통의 명수인 언론인들을 대거 껴안기 시작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공무원에 둘러싸여 차단된 언로를 상대적으로 민심읽기에 능수능란한 언론인들를 통해 넓혀나가겠다는 뜻인 셈이다. 특히 대부분 정치부 생활을 오래한 고참 기자들을 영입한 점도, 그들의 현실감각과 뛰어난  정치감을 활용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언론인 출신들이 제주도정의 정책 참모로 많이 뛰는 것 자체에 대해 시비를 논할 순 없지만, 대체로 제도권 내에 들어간 언론인 출신들이 언론계에 몸담을 때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선거철만 되면 기자들이 붓을 꺾고 교수들이 책을 놓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비판적 여론도 있다.

그러나 도청 핵심 관계자는 이같은 여론들과 관련 “선거용이라는 시각은 도정이나 발탁된 당사자들 입장에선 억울해 할 만한 지적”이라며 “일할 만한 사람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제주지역 현실이고, 특히 도정업무와 관련된 자리엔 전문성과 정치적 감각, 소통역량 등을 필요로 하는데 언론인 출신들 외에는 이런 적임자를 찾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면서 ‘선거용 포석’이란 해석에 대해 적극 경계하면서 순기능 측면도 토로했다.

최근 들어 중앙정치권은 물론 각 지자체 선거에서도 언론인과 교수의 정치참여가 매우 활발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언론인 출신으로 '화려한' 공보팀을 꾸리는 것도 추세가 됐다. 하지만 폴리페서(politics+professor) 또는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라는 다소 부정적인 단어가 유행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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