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보건복지여성국장 노숙자 비하 발언 물의…“노숙자 있다면 보호소로 보내면 된다”

▲ 제주도 사회복지여성국장이 탑동에서 무료급식 지원을 받는 이들에게 거지근성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하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탑동광장 쉼터에서 무료급식을 먹는 길위의 사람들.
제주도 보건복지 여성국장이 탑동에서 무료급식 지원을 받는 수혜자들에게 “거지근성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제주에는 노숙자가 한명도 없으며,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부랑인 보호소로 보내버리면 된다”고 말해 보건복지여성국장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들어 노숙자 문제가 사회문제화되고 있어 3월초 전국 자치단체에 ‘노숙자 실태’를 파악할 것을 시달했으며, 제주도는 현재 시·군과 함께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까지는 “제주에는 노숙자가 단 한명도 없다”며 노숙자 실체를 부인해 왔다.

고량화 보건복지여성국장은 15일 ‘노숙자 실태조사 결과’를 묻는 기자 질문에 대해 “제주에는 노숙자가 한 명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 국장은 “탑동에서 밥을 얻어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노숙자들이 아니며, 주변에서 오는 사람들로 거지근성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하했다.

고 국장은 또 “구세군에서 그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는데 밥을 줘서는 안된다”고 말해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고 국장은 이어 “설령 노숙자가 제주에 있다면 그들을 부랑인 보호소로 보내버리면 된다”고 말해 현장에 있는 취재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숙자 지원활동을 벌이는 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탑동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현우 사관은 “행정당국은 지금도 노숙자들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이 왜 노숙자 실체를 인정하려하지 않는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현우 사관은 “탑동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분들이 겨울에는 하루에 50~60명 정도이며, 이들 중에는 주변에서 온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으나 적게는 10명, 많게는 20명 정도는 실제 거리에서 잠을 자고 있는 노숙자들”이라고 말했다.

제 사관은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얹혀사는 분들을 제외하고 엄격한 의미에서의 노숙자는 제주도 전체적으로 50여명 정도로 파악 된다”며 “이들은 현재도 탑동이나 사라봉, 동굴, 공원, 그리고 빈집을 찾아다니며 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라며 제주도의 실태파악과는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제 사관은 이어 “얼마 전에 제주에서 올라간 노숙자가 서울역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TV에서 방영됐는데도 아직까지 노숙자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인 이정훈 목사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노숙자들을 없다고 부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노숙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말한 후 “어떻게 그들을 향해 ‘거지근성’이니, ‘부랑인 보호소로 보내면 된다’는 비하발언을 할 수 있느냐”며 “제주도의 보건복지를 총괄하고 있는 담당국장의 노숙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한심할 뿐”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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