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아시스를 찾아서(1)]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마라톤①

▲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 대회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코스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세계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울트라 트레일 마라톤 대회로 성장했다. ⓒ안병식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UTMB) 마라톤 대회는 프랑스의 샤모니(Chamnix)에서 열린다. 샤모니는 프랑스의 남동부 지방인 오트사부아(Haute-Savoie) 주에 있는 작은 마을로,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 산을 거점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가른다. 제 1회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소도시이며 등반, 스키, 눈썰매 등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휴양 도시이기 하다. 몽블랑(Mont Balnc)은 ‘흰 산’이라는 뜻이다. 높이가 4807m에 이르고 주 봉우리는 앙트레브와 샤모니 몽블랑이다.

UTMB 마라톤 대회는 프랑스의 노스페이스에서 개최하는 대회로 올해로 5회째를 맞고 있다. 코스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세계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울트라 트레일(Ultra Trail) 마라톤 대회로 성장했다.

이 대회는 참가자격 조건이 까다롭다. 특히 UTMB코스는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마라톤 대회는 인정하지 않으며 주최 측에서 인정하는 산악 트레일 대회 참가경력을 가진 자 만이 참가 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산악마라톤이나 울트라 마라톤대회 완주는 대회 측에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참가하기에는 조건이 까다로운 대회이기도 하다.

▲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주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안병식

▲ 매해 5천여명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기 있는 대회다. ⓒ안병식

제한 시간은 46시간이지만 총 9,400m 높이의 산을 오르 내리기를 반복하고 각 체크포인트 마다 제한 시간이 적용되기 때문에 그만큼 완주 율이 낮다. 대회 코스는 UTMB코스(166km, 9,400m), CCC코스(98km, 5,600m), TDS코스(105km, 6,700m), 팀 릴레이 코스인 La Petite Trotte a Leon 코스(245km, 21,000m) 총 4개의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전체 5,000여명이 넘는 선수가 참가하지만 완주 율은 5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아주 힘든 대회 중 하나이다.

▲ ⓒ안병식
나는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밀란을 거쳐 이탈리아에 있는 친구와 함께 대회 2일 전 샤모니에 도착했다. 한국을 떠나온 지 한 달이 돼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지만 알프스 산맥을 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행복이었다.

호텔로 가서 다른 한국 참가자들과 합류 한 뒤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과 김치 그리고 햇반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김치와 밥, 라면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 보다 더 완벽한 식사가 어디 있겠나.

오후에는 대회 장소에 마련된 엑스포에서 물품을 구입 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 정보도 얻으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이 밝자 케이블카를 타고 몽블랑으로 향했다. 20여분 정도 케이블 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3824m지점인 에귀 뒤 미디(Aiguille de midi)이다. 이곳은 1911년에 건축이 시작되어 1991년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레스토랑과 쉼터, 몽블랑 정상의 풍경들을 관찰 할 수 있는 전망대 등이 마련돼 있다. 깎아 지르는 듯한 절벽 위에 탑이 설치돼 있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면 무섭기도 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맑은 파란 하늘이 햇빛에 반사되는 눈 덮인 알프스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 대회장에서 작년 알프스 대회와 사막 대회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이 대회는 매우 인기 있는 대회였다. ⓒ안병식

▲ 거리는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끝없이 줄서서 격려하는 모습이다. 이는 대회를 축제 분위기로 더욱 북돋웠다. ⓒ안병식

아침부터 케이블카를 타려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를 그제야 알 수가 있었다. 전망에서 다시 걸어 샤모니 정상까지 오르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다시 샤모니로 내려와서 시내 구경도 하고 쉬면서 다음 날 있을 대회 준비를 했다.

다음날 오후 4시가 넘어서 대회 장소로 이동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출발 장소로 나와 있었다. UTMB코스는 다른 코스와 달리 오후 6시 반에 대회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때 반갑게도 작년 알프스 대회에 참석했던 친구들과 사막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이 대회는 매우 인기 있는 대회였다.

▲ 어느새 날은 어두워졌다. 밤 12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도 마을 주민들이 나와 응원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안병식

▲ 산을 오르 내리고 다시 마을을 지나는 사이 날은 어두워졌다. ⓒ안병식

그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문득 세상이 좁은 건지 내가 이래저래 세상을 많이 떠돌아 다니는 건지 조금은 아리송한 느낌이었다.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얘기를 나누는 동안 대회는 시작됐다.

거리는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끝없이 줄서서 격려하는 모습이었고 이는 대회를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북돋웠다. 산을 오르 내리고 다시 마을들을 지나는 사이 날은 어두워졌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밤 12시가 넘도록 거리에 나와 마치 자기 가족을 응원하는 것 처럼 소리를 지르며 열정을 쏟았다. 이런 모두가 너무 인상적이고 놀라웠다. <제주의소리>

<안병식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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