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통해 오름의 중요성, 보존성에 대해 역설할 것"

▲ 자신을 '오름몽생이'라 소개하는 김홍구 씨. ⓒ제주의소리
오름이 지금 같이 ‘열풍’이라 할 정도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자신을 ‘오름몽생이’로 불러달라는 김홍구 씨 역시 그저 산이 좋아 오르던 언덕이 ‘오름’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저 오르다 보니 3-4년 뒤에야 ‘아, 이게 오름이구나’ 알게 됐단다.

그 뒤 십년동안도 오름은 그저 지역 주민들이나 용눈이 오름이니, 다랑쉬 오름이니, 높은 오름이니 알고 지내며 벗하며 살았을 뿐이다.

사실 김 씨 표현대로 오름은 제주인에게 정복의 대상이 아닌 삶이 농축돼 있는 ‘삶의 현장’ 그 자체였다. “태어날 때 오름을 닮은 초가집에서 태어나고 살다보면 오름에서 살고, 죽어서는 오름 위 무덤서 사는게 제주인이죠.”라고 김 씨는 말한다.

오름이 트레킹 코스로, 올레 코스로 알려지기 전부터도 오름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김 씨는 그가 갖고 있던 컴퓨터 기술을 더해 오름지도를 만들기에 이른다. 기존의 오름지도가 추상적이고 위치도 정확치 않아 찾아가기가 힘들다는 불편함을 느껴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기 시작했다. 무려 4년이 걸렸다. 368개의 오름이 등고선, 해발 높이, 비고, 둘레, 기본 도로를 포함해 표시돼 있다. 200여 곳은 오름의 형태까지도 그려져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공들여 만들어졌다.

오름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지도는 대단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누구라도 쉽게 눈치챈다. 하지만 김 씨는 단호하게 “대량 생산은 쉽지만 많은 이들이 무분별하게 오름을 오르는 게 싫어서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20여장을 만들었는데 이는 오름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아끼는지 몇가지 조사(?)를 거친 오름꾼에게만 주어졌다.

최근 생태관광 붐을 타고 제주 최고의 보물로 떠오르고 있는 오름 오르기 열풍에 대해서도 김 씨는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오름을 값어치 있게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오름을 일단 개방하고 그러다 훼손되면 그 후에 보수하고, 또 그러느라 오름 못 오르고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기존의 오름을 보존 조치할 건 확실히 보존하고 보여줄 건 보여주며 오름의 가치를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오름 오를 때의 몇 가지 반드시 지켜줬으면 하는 것에 대해 강조했다. "첫 째,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의 '야호' 소리에 새와 노루같은 동식물들이 달아난다. 한 번 달아난 동식물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삼십분 동안 조용히 기다렸던 적이 있다. 동물들은 예민하다. 또 쓰레기 버리지 않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며 등산로 주변 나무를 쓰러뜨리지 않아야 한다. 오름을 오를 때는 무심결에 나뭇가지를 잡아 당기거나 노출된 나무 뿌리를 스틱으로 찍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위급할 때는 그래야겠지만 스틱도 왠만하면 자제했으면 한다. 특히 겨울철에 아이젠을 신고 갈 때도 나무 뿌리를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오름 파수꾼 김홍구 씨가 <제주의소리>를 통해 ‘몽생이 김홍구, 오름속으로’을 연재한다. 그 첫 회는 설문대 할망의 전설을 간직하며 한라산 중턱을 늠름히 지키고 서있는 ‘오백장군오름’으로 시작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오름을 사랑하고, 아끼는 <제주의소리> 독자들에게 “첫 회도 그렇지만 끝 회까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제주오름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어필할 것이다.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고 오름의 중요성, 가치성, 보존성에 대해 역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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