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 마쓰이 히데키(松井 秀喜)

올해 일본을 열광시킨 야구선수가 있다. 마쓰이 히데키 선수다.

미국 월드 시리즈에서 '시리즈 MVP' 가 된 것이다. 침울한 일본 분위기를 하루아침에 확 바꾸어 놓았다.

1974년생으로 왼손 타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드래프트 1위로 '요미우리 쟈이안트'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시절 고시엔(甲子園) 대회에 출장해 연타석 홈런, 1경기 7타점 등의 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상대팀이 고의로 5타석 연속 포볼(4구)로 치지 못하게 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고의 5타석 연속 포볼을 당했을 때는 고교야구연맹이 상대팀 감독을 불러 해명 기자회견을 갖도록 했다. 그 감독이 하는 말. '마쓰이가 있는 고교의 연습을 보니까 고등학교선수 가운데 유독 한 명은 프로선수 섞여 있어서 그 선수는 할수없이 고의 5연속 4구를 지시했다' 고 해명을 했지만 그 감독은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었다. 사실 그가 해명한 말은, 마쓰이의 전설로 지금도 전해오고 있다.

▲ 마쓰이 히데키 선수. ⓒ뉴욕양키스 공식 홈페이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을 요미우리 쟈이안트에 있었으며 2003년부터는 미국 '뉴욕 양키스' 생활을 했다.

10년간 요미우리 쟈이안트에서의 '미쓰이 히데키'는 한마디로 大4번타자라 평한다. 많은 선수가 요미우리 쟈이안트의 4번 타자를 했건만, 그에게는 4번타자 앞에 '大'자가 붙는다.

일본에서 그는 수위 타자를 1번 했고, 홈런왕과 타점왕을 3번 했다. 100kg가 넘는 몸에서 만들어내는 홈런은 비거리가 다른 선수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원하다.

2003년에 미국 '뉴욕 양키스'로 갔다. 누구도 마쓰이가 미국에 가서도 잘 할 걸로 믿었다. 우선 체격이 서양인에 뒤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좀 했다. 3년간 100타점 이상을 올리는 등 대선수는 아닐지언정 그저 미국 메이저 리그의 레귤러 멤버로서 역활은 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은 부상이 그를 울렸다. 처음에는 왼손을 골절하더니만, 다음에는 오른쪽 무릎 부상, 또 다음에는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다. 특히 왼쪽 무릎부상은 왼손 타자인 그에게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왼손타자라서 타석에서 왼쪽 다리에 체중을 걸고서 허리를 돌리면서 스윙을 해야 되지만, 무릎이 아파서 다리에 체중을 걸수 없어, 마음 먹은대로 수윙을 할수 없는 것이다.

▲ 뉴욕양키스에서 55번을 달고 활약하고 있는 마쓰이 히데키 선수. ⓒ뉴욕양키스 공식 홈페이지

그래서 당해에는 타격 성적이 밑으로 곤두박질 했다. 또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로서만 겨우 겨우 벤치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올해(2009년) 봄에는 양키스 구단에서 내년에는 마쓰이하고 계약하지 않겠다, 라는 발표까지 나와 정리요원 신세가 된 것.

그런데 올해 후반기에 들면서 무릎상태가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다.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빛을 발휘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6타점을 올리면서 '월드시리즈 MVP' 로 뽑히고 만다. 마지막 타석에 들어가는 마쓰이에게, 관중들은 'MVP' 라고 외쳐대는 것이다. 시리즈는 관중들의 성화에 보답하면서 MVP로 추대했다.

이 '월드시리즈 MVP'가 일본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만것 이다. '월드시리즈 MVP'는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이다.

골치 아픈것은 뉴욕 양키스 이다. 무릎상태를 보자니 외야수 수비는 어려울 것 같고, 계약을 하지 않을려니 팬들의 성화는 대단하다. 미국에 있는 양키스의 팬들이 마쓰이와는 다시 꼭 계약을 해야 된다고 아우성 치고 있는 것이다. 구단에서 보면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리가 아픈 상태다.

▲ 마쓰이 히데키가 미국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뉴욕양키스 공식 홈페이지

마쓰이는 일본 사람에게 다른 얼굴을 보이고 있는 선수이기도 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인격자'의 자세이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남의 나쁜말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거만하지 않고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선수인 것이다.

월드시리즈 MVP가 되고난 다음날의 인터뷰에서도 그의 얼굴에서는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했나요?' 라는 자세다. 그저 레귤러 시즌의 보통 게임에서 사요나라(끝내기) 홈런을 하나 때려도 좋아서 껑충껑충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심리이거늘, 펑온심을 잃지 않고 있는 자세, 놀랐다.

필자보다 20살이나 어린 사람이 내가 할수 없는 저런 자세를 가질수가 있다니, 대단한 젊은이로서 존경심까지 나왔다.

부상이라는 계곡에서 더욱 고민하고 더 노력해서, 그래서 일어섰을 때 더 큰 자기 자신을 만들수 있다, 부상이라는 것을 결코 마이너스로만 보지 말고,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그말에, 나도 그의 팬이 되기로 했다.

마쓰이의 아버지는 종교계에 있는 '종교가' 이다. 마쓰이 본인도 성장과정에서 아버지로 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으며, 그것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회술하고 있다. 역시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그런 인간 내음이 있는 인품이다.

어줍지 않게 까불면서 주위를 업신 여길려는 원숭이 이찌로 보다는, 고지라(고래) 마쓰이가 역시 대단한 선수로서 자격이 있다. <제주의소리>

<신재경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