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진의 제주 맛 이야기' 매주 화요일 연재

‘맛’에 대한 기억은 어머니의 수만큼이나 많으며 조리법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어디 고여 있거나 붙들려있지도 않다. 규격화된 현대 음식에 비해 ‘손맛’으로 특정되는 향토음식은 더더욱 그렇다. 어릴적 먹었던 깅이죽이나 보말국, 마농지에 대한 기억도 다 다르다.

제주의 향토음식은 전부 ‘서민음식’이다. 궁중음식이나 반가의 음식이라는 것이 제주에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제주 전통음식은 곧 서민들의 삶이다.

게다가 제주는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음식문화가 타지역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독특한 것, 구별되는 것이 경쟁력이라면 제주의 음식문화는 그 가치가 거대하다.

▲ 양용진 제주향토음식연구원 부원장. ⓒ제주의소리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 부원장은 그렇기에 “제주 전통음식의 근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식재료와 조리법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음식의 원형을 보전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기도 전에 음식의 현대화, 퓨전화가 먼저 이뤄지고 있다."

우리의 무관심으로 서둘러 바깥 입맛에 맞추는 통에 뭐가 뭔지도 모르는 채 전통과 현대를 비벼먹고 있는 판국이다.

제주향토음식의 뿌리 찾기가 시작된다. 양용진 씨는 <제주의소리>를 통해 ‘양용진의 제주 맛 이야기’ 연재를 시작한다.

양 씨는 그의 어머니(김지순 제주향토음식연구가)를 이어 제주 향토음식을 좇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머니 일이 끝나면 나도 일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는 그는 점차 제주 음식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동굴을 탐험하는 것 같다나.

그는 고서에 기록돼 있는 제주 음식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진상품과 무역품도 빼놓을 수 없다. 또 그는 어머니와 함께 오일장 할망장을 자주 찾는다. 그곳에서 그는 할머니들의 증언을 토대로 음식을 재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모아진 이야기를 매주 화요일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그 첫 이야기는 ‘순대’다. 현대판 순대나 타지역의 순대보다 맛있다고 과장하진 않는다. 그는 절대 향토음식이 맛에서 최고라고 덮어놓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제주인의 이야기가 있고 그 삶이 농축된 제주음식이 담고 있는 ‘문화적 가치’에 대해서만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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