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전기업-성공신화를 쓴다]① 해양천연물 신약기업 라이브켐
"제주-완도감태 가치 완전히 달라...'청정제주' 그 자체가 파워"

수도권 기업들이 제주로 향하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방침에도 불구하고 본사 제주 이전을 감행하는 기업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내 생물자원을 통한 바이오산업서부터 정보통신분야 등 소위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logy Technology) 분야의 이전이 눈에 띈다. 일부 제조업 회사들의 이전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들의 이전 결정에는 제주도의 행.재정적 지원 강화도 주효했다. <제주의소리>는 이들 제주 이전기업들의 CEO를 만나 기업경영면에서 제주가 갖는 장단점과 이전에 따른 애로사항은 없는지, 성공적 이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경영일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감태' 등의 제주산 해조류를 이용한 의약품 및 식품 원료 개발을 위해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EMLSI에 이어 세 번째로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한 기업이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라이브켐(대표 신현철, www.livechem.com)이다. 현대인들은 과거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하고 복잡한 생활환경 속에 살고 있고, 과거에 비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질병들과 대치하고 있다. 특히 노화로부터 비롯되는 만성질병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현대의학의 개념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특징을 지닌다.

라이브켐은 이같은 현대의학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생명의 근원이 되는 혈액과 세포의 재생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생리활성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제주해안에서 채취한 해조류인 감태의 씨놀(Seanol) 성분이 현대인들의 대사성 질환, 노화 퇴행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식품성분임을 밝혀내고 이를 기초로 한 여러 가지 건강식품과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라이브켐의 야전사령관을 맡고 있는 김광명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이브켐(주)의 김광명 부사장  본사 제주이전을 주도한 김광명 부사장은 제주가 갖는 '청정제주'라는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IT, BT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라이브켐(주), 어떤 회사인지 소개부탁합니다.
"라이브켐의 최초 설립은 지난 2001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전 한밭대학 창업보육센터에서 자본금 15억원으로 창업된 외국인 투자비율이 62.5%인 말 그대로 외국투자기업입니다. 라이브켐은 2006년 본사를 제주로 이전한 뒤 600만 달러의 외자도입 및 산업은행으로부터 5억원의 초기기술사업화 자금을 유치한 바 있는 전형적 연구개발형 기업입니다.

그동안 InnoBiz기업, 벤처기업, 수출유망중소기업, 제주성장유망중소기업 등 라이브켐이 지정받은 타이틀은 수두룩합니다. 또한 2008년 5월에는 지식경제부 선정 ‘이 달의 유망기업’으로 소개됐고, 올해에는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제주의 강소기업으로 제주상공인 경제포럼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 김광명 부사장은 고려대 화학과 졸업 / KAIST 전산과 수료 / 숭실대 정보산업 대학원 석사 / 명지대 산업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외국투자기업이어서 당연하기도 하지만, 외국 대학이나 연구소와도 아주 활발한 교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이브켐은 청정제주 해안에서 주로 생산되는 해조류 감태에서 10여년의 연구를 거쳐 추출해낸 ‘씨놀’을 통해 신약과 기능성 식품개발에 주력하는 해양바이오산업의 글로벌 리더 기업입니다. 라이브켐은 씨놀이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는 대사성증후군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식품성분임을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시켰습니다. 이같은 씨놀 연구에는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의 Emil chi, ph.D.,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의 Dr. Garry D. Stone, 일본 오사카대학의 고지마 교수, 일본 와이즈연구소의 히로타니 박사 등이 참여해왔습니다. "

- 대사성증후군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인병은 다른 겁니까?
"대사성증후군은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을 일으키기 쉬운 위험인자인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들이 함께 합쳐서 나타나는 현상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명명한 것입니다. 인간의 주요 사망원인인 동맥경화성 심혈관계질환을 초래하는 원인 질환을 통칭합니다. 예전엔 성인들만 주로 걸려서 성인병이란 표현을 썼지만 요새는 아이들에게도 비만과 당뇨환자가 자주발생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대사성증후군이란 명칭이 정확합니다. 이같은 대사성증후군은 단순히 당뇨병과 비만 등으로 인식을 하고 있지만 보다 광범위하게 우리 생활 속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사성증후군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그 연구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통계청 발표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대사성증후군에 속한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성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모두 7만4968명으로 사망1위인 암 사망자수 보다 7407명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을 만큼 심각한 병입니다. 그런데 감태에서 추출해낸 씨놀이 대사성증후군 질환이나 노화 퇴행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라이브켐이 다양한 신약과 건강보조식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김광명 라이브켐(주) 부사장은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1980~1990) / 한국무역정보통신 인터넷사업본부장 및 인터넷 전자상거래 지원센터장(1990~1998) / 스타닷컴 대표이사(2000~2004) 등을 역임했고, 현 제주바이오기업협회 부회장 / 현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입주기업협의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우리 어머니들이 자식을 낳은 후 미역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든 것이 이 사업의 계기 였다는고 하는데...
"라이브켐의 창업멤버들이 회사설립 한참 전이었던 지난 1990년대 초 제주 귀덕리 바닷가를 여행한 적이 있었어요. 창업멤버들은 다들 미국 등에서 유학한 인재들이었죠. 그 자리에서 저녁 먹고 얘기하다가 ‘왜 우리 어머니들은 자식을 낳으면 미역같은 해조류를 먹었을까’하는 의문을 던졌어요. 그 의문이 라이브켐 창업의 첫 단추가 된 셈이죠."

- 정말 왜 그렇습니까. 우리 어머니들이 미역국을 먹는 이유가 왜 그렇죠? 
"그 이후 여러 사람이 연구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는데 제주 감태에 생리활성물질이 굉장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천연생리활성물질인 씨놀이 바로 그것이었죠. 감태에서 씨놀을 뽑아내기까지는 한 5년의 과정이 걸렸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말쯤 사업성공에 확신을 가지면서 전세계로 들고 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대전에서 그대로 사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규모 원료공급이 가능한 제주에서 사업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래서 제주에 내려오신 건가요?
"그때 제가 제주에 내려와서 현장을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주도가 제주대학교 바이오산업센터 건립계획과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등을 추진 중임을 확인하고 제주 이전결정을 내린 것이죠. 그래서 제주도청을 찾아가서 저희 사업목적과 상황을 설명하고 본사이전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제주도가 러브콜 한 것이 아니라 저희가 필요에 의해서 제주를 택한 셈이지요."

- 제주에 내려 온지 꽤 되는데, 경영인으로서 볼 때 제주의 기업환경은 어떤가.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
"저희는 제주도가 요청해서 이전해온 기업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필요해서 제주로 이전해온 기업입니다. 주변에 제주도의 러브콜을 받고 이전해온 기업들이 있는데 기업환경 만족도를 정확히 표현할 순 없지만 부족함을 느끼는 측면들이 아직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업유치 과정에서 지자체가 내세우는 법인세 인하는 절대 기업들에겐 당근이 되질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저도 제주도민입니다" 김광명 부사장이 주민등록증을 내보이며 자신도 제주사람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그는 제주출신이 아니지만 제주에 사는 것이 행운이라며 제주에 평생 살고 싶다고 말한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그런가요? 제주도는 법인세 인하가 타 지역 기업 유치의 상당한 메리트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특별자치도 제도개선과제 중 핵심과제도 법인세 인하 권한이 있습니다.   
"법인세는 경상이익을 낼 때 내는 세금인데, 기업이 이익을 내고 세금을 낼 정도가 되면 법인세 인하가 그렇게 매력적인 요소가 되질 못합니다. 모든 지자체들마다 법인세 면제나 인하를 내걸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법인세 인하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조성, 즉 인프라 구축에 도정이 힘을 더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제주에서 일반적인 산업들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지만 바이오산업 같은 것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입니다. 부가가치가 그만큼 창출되면 물류비용은 해소될 수 있는 것이지요. 제주도가 앞으로도 이같은 고부가가치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같은 기업 하나가 이전되면 부가적인 사업들이 지역 내에 추가로 생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그렇다면 제주가 갖는 장점은 어떤 것 꼽을 수 있습니까?
"제주도가 BT, IT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입니다. 다만 좀더 이 분야를 서포터할 수 있는 정책들이 뒷받침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광명 부사장의 책상에는 라이브켐이 개발한 수십개의 제품과 시제품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 교육환경도 그 한 예가 되겠죠. 저희가 처음 본사이전을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이 자녀 교육문제를 제일 먼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제주도내 명문고교들이 전국 어떤 학교들보다도 상위권대학에 많이 진학하고 있고, 영어교육도시가 정상 추진될 경우 제주만큼 좋은 교육환경을 가진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올 거면 하루라도 빨리 와라’라고.(하하)...무엇보다 제주는 ‘청정제주’라는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갖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고, 양용은 선수 같은 세계적 스포츠 선수도 배출되면서 제주도의 인지도는 급상승 했습니다. 예를 들면 청정제주에서 생산된 감태와 전남 완도에서 생산된 감태는 완전히 그 가치가 다릅니다. 세계시장에서 청정 브랜드로는 제주도가 톱클래스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주의 바이오기업들이 생산해낸 제품은 청정제주라는 브랜드 파워를 갖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어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 지금까지 제품화된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아직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놀이란 단어를 검색사이트 구글에 들어가서 쳐보면 약 52만3000건이 검색됩니다. 씨놀의 보통명사화가 저희 마케팅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이같은 노력이 병행되는 동안 라이브켐은 약 40여개의 제품을 생산해왔습니다. 기능성 식품원료인 씨놀의 개발과 상품화에 이어 지난 2007년 12월 제주연안 토종 해조류에서 통증치료 물질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통증치료와 세포보호에 효과가 탁월하고 피부흡수력이 좋은 천연물질 ‘마이톨(MITOL)’ 성분을 개발한 것입니다. 50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한 결과 90% 이상 통증과 근육피로 감소효과가 입증됐습니다. 최근에는 제주지식산업센터의 도움을 받아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통증크림도 시생산한 바 있고, 그 효능이 인정돼 일부는 이미 미국과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상담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 씨놀은 미국 FDA로부터 안전성 인증을 받았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씨놀’에 대한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을 국내 최초로 인증받아 이 제품에 대한 대외신뢰도를 축적했습니다. 미국 FDA로부터 인증받은 NDI(New Dietary Ingredient)는 국내에선 저희 라이브켐이 처음입니다. 아시아에서도 일본 3개 업체만이 인증받은 바 있을 뿐 다른 사례가 없을 만큼 진입이 어려운 FDA 인증기준을 통과함으로써 향후 전 세계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에선 한국인삼공사가 라이브켐의 ‘씨놀’ 성분과 홍삼성분이 혼합된 ‘올칸(OLKAN)’이라는 제품을 생산해 올해초부터 전국의 정관장 매장을 통해 슈퍼 강장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품 호응이 좋아 원료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요. 라이브켐은 이밖에도 일본 우메켄이라는 기능성 식품회사에도 씨놀 원료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개척의 대외행보를 점점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부의 광역경제권 물산업 기능성 음료개발 과제에도 선정돼 제주의 물과 씨놀의 기능성을 합한 콜레스테롤 저하 관련의 식약청 개별인증 절차를 진행중에 있고, 2011년부터는 앞에서 말한 기능성증후군 예방에 효과가 좋은 기능성 음료제품을 가지고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저희 라이브켐은 이같은 연구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양폴리페놀을 이용한 천연물 신약후보 물질로서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김광명 부사장은 라이브켐이 생산한 시제품을 들어보이며 씨놀의 효능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청정제주 기업을 모토로 내세운 라이브켐의 성장이 더욱 기대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시절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인구 5억의 인도 시장에도 진출하려 하고 있습니다. 인도도 당뇨 환자가 많은데 씨놀을 가지고 인도에서 제품화해서 임상실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카톨릭의대에서 진행중인 임상결과가 올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정하고 있는데 그 후속작업으로 내년 1/4분기부터는 제품화와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시절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서 해양바이오 산업과 정책에 큰 관심을 보인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월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하려는 해양바이오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대책 대통령 보고자료에 씨놀이 성공사례로 소개돼 청와대에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내년부터 추진 예정인 약1000억 규모의 해양천연물 신약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라이브켐은 지난해 무역의날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은데 이어 올해 다시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할 예정이다. 제주에선 기능성 바이오식품산업으로 백만불 수출탑 수상은 처음이다.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8억원이었던 것이 2008년 18억원, 2009년 4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비중의 80% 이상이 수출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행보를 넓혀가고 있는 제주기업 ‘라이브켐’을 향한 도민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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