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아시스를 찾아서(6)] 히말라야 100마일 런①

▲ 도로풍경 ⓒ안병식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 중의 한 곳이다. 거리에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와 소, 말, 돼지들이 도로에 뒤섞여 있고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내는 경적소리는 쉴 새 없이 이어지며 너무 ‘무질서’해서 해답이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곳.

숨을 쉬기 불편할 만큼 뿌연 매연들 속에서 돼지와 소들이 길거리에 널려져 있는 쓰레기덤이 들을 헤집고 있는 풍경, 낡은 담요하나 몸에 두르고 먼지 가득한 길거리에 처량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사람들, 거리에서 장사하는 어머니의 등에 업혀 손가락을 빨고 있는 어린아이의 눈에는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찾기 힘들만큼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을 느낄 수 있었다.

▲ ⓒ안병식

▲ ⓒ안병식

이렇게 인도에 대한 첫 인상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물론 인도에 대한 경험과 느낌들은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말이다.

수도인 뉴델리에서 2시간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인도의 동북쪽에 위치한 바그도그라(Bagdogra) 공항에 도착했다. 인도는 여름이라 한 낮의 온도가 35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였다. 다시 바그도그라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작은 마을들을 지난 후 꼬불꼬불 작은 산길을 따라 2시간을 넘게 달려 해발고도 2,000m에 있는 다질링(Darjeeling) 지역에 있는 미릭(Mirik)에 도착했다.

   

   

▲ 다질링 ⓒ안병식

저녁에는 대회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회 브리핑도 이어졌다. 다음 날은 희망자에 한하여 다질링 시내 관광을 했다. 미릭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가면 다질링에 도착할 수 있는 데 다르질링은 시킴(Sikkim)지방의 남쪽에 있는 해발고도 2,000m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며 가까이는 칸첸중가와 멀리 에베르스트 산을 볼 수 있는 곳이라서 인도에서는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이다.

해발 2,000m에 있는 마을이지만 비교적 규모가 크고 인도와 티베트인 등 다민족들이 살고 있으며 관광객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거리에는 자신의 몸무게보다도 더 무거운 짐들을 메고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 데 그들의 삶은 등에 짊어진 무게만큼이나 무거워 보였다. 저녁이 되면서 숙소로 돌아와서 내일 있을 대회 준비를 하고 난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세계에서 세 번째론 높은 산인 칸첸중가 해발8603m ⓒ안병식

▲ ⓒ안병식

히말라야(Himalayas)산맥은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네팔, 티베트, 부탄까지 길이가2,400km 이고 8,000m가 넘는 세계 최고봉들이 모여 있어서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곳이다. 히말라야 100마일 런은 인도 북부의 다질링(Darjeeling)지역에서 대회가 진행되고 해발고도 2,000m - 3,600m사이에서 진행되는 세계에서 가장 고지대에서 진행되는 울트라마라톤 대회이다.

다음 날 날이 밝아오면서 녹차나무와 삼나무 숲길사이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인상적이었다. 버스를 타고 대회 장소인 Maneybhanjang에 도착 한 후 현지인들의 민속공연과 짧은 대회 브리핑이 끝 난 후 히말라야 100마일 런이 시작됐다.

▲ 출발 ⓒ안병식

첫 날은 해발 고도 2,000m에서 출발해서 해발고도 3,600m에 있는 산닥푸(Sandakphu) 까지 38km를 달리는 날이었다. 산닥푸까지는 급경사도 많았고 고지대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어지러움 증 까지 생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4시간을 넘게 오르막을 달리다보니 산닥푸에 거의 도착해서는 다리에 경련까지 일어날 만큼 첫날부터 힘든 레이스가 진행됐다. 산장에 도착해서 짐 정리를 하고 난 후 피곤함에 지쳐 2시간을 넘게 잠을 자고나니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산장 밖으로 나와 주변구경을 하고 난 후 오후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는 산닥푸 정상에 누워 맑게 개인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사이 어느새 날은 저물어 갔다.

   

▲ ⓒ안병식

동이트기전인 새벽 4시가 조금 넘어서 잠에서 깨어났다. 산장밖에는 얼음이 얼어있을 만큼 추운날씨였다. 오늘은 3,000m-3,600m사이의 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레이스가 진행되고 다시 산닥푸로 돌아오는 코스다. 해발고도 3,000m 이상에서 마라톤 대회가 진행되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했다. 어제의 피로가 쌓여있어 몸은 무거웠지만 눈앞에 보이는 칸첸중가와 멀리 에베레스트 산을 보며 달릴 수 있는 코스라 세계의 유명 언론매체에서는 이 대회를 “The World's Most Beautiful Marathon” 이라고 표현했다.

산닥푸에서는 동쪽으로는 부탄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네팔에 있는 에베르스트 산이 보이고 바로 앞에는 칸첸중가 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기 때문에 히말라야 산맥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산 밑으로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도 보이는 데 산 위에서 바라보는 구름의 모습들도 새로웠다. 해가지면서 칸첸중가와 멀리 에베르스트 산이 붉게 물든 모습은 또 다른 장관을 연출했다.

▲ 히말라야 100마일 런 ⓒ안병식

* 대회 협찬: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특별자치도 스포츠 산업과, 노스페이스
           제주 삼다수, 제주대학교, 제주도 생활체육 협의회, 제주도 트라이애슬런 연맹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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