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두 자녀를 키우는 어느 이혼 아빠 이야기

이 글은 ‘제주의 소리’ 자유게시판에 ‘smog-heart’란 필명으로 쓰여 진 글입니다. 제목은 ‘교직원분들에게’라고 되어 있지만 교직원을 떠나 우리 사회가 한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에 필자의 양해 없이 전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매년 3월은 부푼 마음으로 새로운 학생들이 입학을 하고, 또한 학년이 올라가서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는 시기입니다.
제가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은 제 생각에 공감을 하시는 분들은 주위에 지인으로 교직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계시면 말씀을 전해주셨으면 해서입니다.

결혼을 해서 "이혼"이란 결단을 내려서 8년여 동안 자식 둘을 키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혼이란 것이 자랑거리는 아닙니다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고 올 때는 잘 몰랐었는데, 한 학년을 마치고 자기가 1년동안 학교 생활을 했던 것들을 가지고 왔을 때, 이 아이가 받았을 아픔을 생각하고서 몹시 슬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었는데, 도화지 표지에 '엄마 얼굴 그리기'라고 쓰여 있더군요.
제 아이가 엄마 얼굴을 모르기에 그림을 그리지 않았었나 봅니다. 해서 선생님이 글자를 지우고 위에다 '아빠 얼굴 그리기'로 정정을 하고 나서야 아이가 그림을 그렸더군요.

제주도가 인구비례로 따져서 이혼율이 높다는 통계자료도 있습니다. 또 제 주변에 이혼을 해서 저 처럼 직접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내는 아빠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습관에 젖어 고치기가 쉽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굳이 "엄마와 함께 하세요", "엄마에게 ~~~" 이란 말보담은
"부모님과 함께 ~~~" 또는 "가족과 함께 ~~"라는 말을 쓰면 저희처럼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가지는 아픔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생각돼서 글을 올렸습니다.

tv 광고의 아이들 학습지 선전에서도 '엄마 응원이 ~~'라고 나오는 선전이 있습니다. 아이들하고 가끔 그 선전을 보면서 우스개 소리로 '아빠가 응원해도 잘 하는데'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길 해 줍니다. 이런 말을 할 때 활짝 웃어주는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고 또 바르게 자라주어서 기쁘기는 합니다.

가끔 저와 같은 처지의 친구들을 만났을 적에 이런 이야길 하게 됩니다. 물론 공감도 하고 자신의 자년들이 다니는 어린이 집이나 학교의 선생님들께 부탁도 한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가정통신문'을 쓸 때 선생님께 편지로 이런 글을 올리기는 합니다.

저희처럼 결손가정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작은 배려로 아이들의 가슴에 미소를 띄울 수 있지 않을까요.
두서없는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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