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갈매기떼 쫓으며 푸른 들길 걸었다
바다갈매기떼 쫓으며 푸른 들길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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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5코스 ①〕한림항-평수포구-대림안길-귀덕농로

제주올레 15코스 

제주 올레 15코스가 개장됐다. 제주올레 15코스는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선착장-평수포구-대림안길 입구-영새성물-성로동 농산물집하장-귀덕 농로-선운정사-버들못 농로-혜린교회-납읍 숲길-금산공원 입구-납읍리사무소-백일홍길 입구-과오름 입구-도새기 숲길-고내봉-고내촌-고내 교차로-배염골 올레-고내포구까지 19Km로 5-6시간이 소요된다.

그중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선착장-평수포구-대림안길 입구-영새성물-성로동 농산물집하장-귀덕 농로까지는 5.5Km로 바다갈매기와  파랗게 물들인 양배추 밭과 마늘밭이 지평선을 이룬다.

▲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인 밭담올레 ⓒ 김강임
 
겨울바람 녹이는 축제의 올레

바람이 세차게 불어댔다. 제주시 한림항 수산물어판장 앞에는 1500여 명의 올레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올레송을 부르는 사람들, 올레 엽서를 쓰는 사람들, 한림항 어판장은 순식간에 축제분위기였다.

12월 26일 10시, 드디어 제주올레 15코스가 길트기를 했다. 동호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어깨를 겨루며 걷는 올레길은 어느새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비양도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살을 에는 듯했으나 올레꾼들의 마음은 행복했다.     

▲ 평수포구 갯바위에 날개를 접고 있는 바다갈매기 떼는 올레 15코스의 장관을 이룬다. ⓒ 김강임
▲ 평수포구 방파제에 앉아 있는 바다갈매기 떼 ⓒ 김강임
▲ 갈매기들이 올레 15코스 길트기를 축하라도 해 주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 김강임
▲ 밭담과 산담 뒤로 비양도가 보인다 ⓒ 김강임
 
갈매기떼 넘나드는 포구 갯바위군무가 환상

한림항에서 720m 떨어진 평수포구, 겨울바다 갯바위에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손님이 있었다. 바다갈매기였다. 날개 짓도 없이 갯바위에 몸을 녹이는 바다갈매기는 한적한 포구 갯바위가 아지트였다. 출렁이던 파도도 잠시 포말을 거었다. 겨울 바람이 갈매기의 날개에 비상을 재촉했다.

하늘에 수를 놓은 갈매기의 춤, 드디어 군무가 시작됐다. 제주올레 15코스 개장을 축하라도 해 주듯이 춤을 추었다. 겨울바다 갈매기 떼들의 군무는 환상적이었다. 평소 같으면 손에 잡힐 듯 보이던 비양도가 오늘은 바다 건너에 떠 있었다.

▲ 삼거리 올레 폭낭 ⓒ 김강임
 
마을 올레 폭낭,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었다

한림읍 한수리 평수포구를 지나자, 바다를 등지고 걸을 수 있었다. 한림읍 대림리 안길로 접어들었다. 마을올레는 언제 바람이 불었느냐는 듯 포근했다. 눈만 빼꼼히 내놓고 걷던 올레꾼들의 발길이 느슨해졌다.

마을 올레 한가운데는 폭낭이 서 있었다. 제주의 어느 마을이나 집 올레에서 합쳐지는 마을 올레 삼거리에는 고목나무가 서 있다. 제주사람들에게 삼거리 고목나무는 마을 사랑방이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에야 복지회관이 세워졌고 많은 시설들이 들어섰지만, 예전에 마을 삼거리 고목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아지트였다.

이 고목나무 아래는 여름이면 그늘을 제공하기도 하고, 마을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곳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동네 아이들의 구슬치기나 숨바꼭질을 하는 놀이터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삼거리 올레 고목나무는 심심하게 서 있을 뿐이다.  대림리 올레에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갑자기 많은 올레꾼들이 길을 걷다보니 그 발소리에 강아지도 기쁜가 보다.

▲ 양배추 밭에는 농부들이 수확에 한창이다. ⓒ 김강임
▲ 파란 양배추 밭은 지평선같다. ⓒ 김강임
 
파랗게 넘실대는 곳이 어디 바다뿐이랴!

양파와 마늘, 양배추가 주산지인 한림읍은 전국 소비자들에게 파랗고 싱싱한 채소를 제공하는 지역이다. 때문에 이 지역 들녘의 겨울은 온통 푸른빛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귀덕 농로 역시 밭길이었다. 이 길은 농부들만 다니던 길이었으리라. 그러나 올레 15코스 개장의 풍악이 울려 퍼지니 양배추 밭길과 마늘밭 길은 이제 올레꾼들의 간세다리로 걸을 수 있는 길이 되는 셈이다.

파랗게 넘실대는 것이 어디 바다뿐이던가? 그리 넓지 않은 밭에는 양배추와 마늘이 빼꼭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농촌의 고즈넉한 풍경에 마음 마저 평화롭다. 한겨울임에도 푸른 빛을 띄고 있는 들녘의 풍경 또한 바다처럼 파랗다.

▲ 들녘이 한폭의 그림같다 ⓒ 김강임
▲ 귀덕 농로를 걷고 있는 올레꾼들 ⓒ 김강임
 
밭담올레 걸으며 마음까지 파랗게 물 들이다

밭과 밭 사이 경계를 표시하는 검은 밭담의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올레와 올레가 연하여 길이 되었듯이, 돌담과 돌담이 연하여 밭담을 이루었다. 그리 높은 않은 돌담임에도 그 돌담은 제주의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귀덕올레 포인트는 멀구슬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누런 열매였다. 옷을 다 벗고 서 있는 나목의 가지에 달린 열매를 보니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제주올레 15코스 중, 한림항에서 귀덕 농로까지는 5.5Km다. 인적 두문 시골 포구와 들녘 올레를 걸으니 어느새 올레꾼의 마음은 파랗게 물이 들었다. 그 길은 푸른 지평선 올레였으니까 말이다.

제주올레15코스(1)  ⓒ 김강임  제주올레15  

덧붙이는 글 | 제주올레 5코스 개장 기사는 갈매기 떼 넘나드는 평수포구와 푸른 들길 대림,귀덕농로, 푹신숙신한 납읍 숲길과 금산공원, 과오름 둘레길과 도새기가 다니는 숲길, 해송과 억새 만발한 고내봉, 그리고 눈물나는 아름다운 배염골 올레와 고내포구로 이어집니다. <제주의소리>

<김강임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제휴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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