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 해명도 사실과 달라...꼬리를 무는 의문들

한동안 잠잠하던 제주시와 현대텔콘 커넥션 의혹사건에 대해 검찰이 28일 오후 전격적으로 김태환 제주시장의 차명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임으로써 이 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이날 서귀포시 효돈농협의 입금전표를 압수수색 해 김 시장 부부가 시장 부인의 동생 처(올케)인 이모씨 명의의 차명 계좌에 1억3500만원을 예치해 놓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태환 시장은 29일 이에 대해 "집사람이 지난해말 아들 결혼식 때 하객들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자신의 조카가 조합장으로 있는 효돈농협에 입금했다가, 어렵게 살고 있는 남동생 가족을 도와주기 위해 동생 처의 명의로 통장을 바꾼 것으로 3500만원은 인출해 결혼식 마무리를 하고 현재는 1억원이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아직 압수수색 결과와 돈의 성격 등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하객들의 축의금이라는 김 시장의 해명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 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1억3500만원에 대한 김 시장의 해명과는 다른 사실들이 조금씩 드러나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시장의 주장대로라면 이모씨 명의로 개설된 차명계좌에는 1억원이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김 시장 부부는 통장명의를 이씨로 바꾼 후 얼마 되지 않아 여러 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인출해 다른 은행에 예치했으며, 이씨 명의의 차명계좌에는 2000만원밖에 남아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시장 부부의 1억3500만원 축의금은 '조합장 명의 차명계좌 개설(1억3500만원) →이씨로 명의 변경(3500만원 인출) →이씨 통장에서 8000만원 인출 3개 은행에 분산예치'의 절차를 거쳐 현재는 4개 통장으로 나뉘어졌다.

여기에서 왜 이같이 별문제가 없는 축의금을 쪼개서 4개 은행에 분산예치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김 시장의 해명이 하루만에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대목도 세인들의 의혹을 받기에는 충분하다.

이와 함께 제주시장이 어떻게 금융실명거래법을 위반하고 차명계좌를 만들 수 있느냐는 도덕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압수한 자료를 통해 또 다른 연결계좌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시장이 효돈농협에 억대의 자금을 예치해 놓고 있다'는 첩보를 최근에 입수했으며, 이 돈이 축의금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도 바로 이 통장을 통해 연결계좌를 찾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검찰 주변에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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