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의원, 무수천개발 사업 관련 "시민혈세 낭비되면 안돼"

전설의 주먹 김두한이 국회에서 '똥물'을 내던지듯 제주시의회에서도 한 의원이 본회의 도중 '밀가루'를 뿌리는 사상 초유의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시의회는 30일 오후 1시 제173회 임시회 본회의를 개최했다. 의안과 조례 제정 등이 마무리될 무렵 도시관광위원회 김수남 의원장이 5분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김수남 의원은 5분 발언 후 "앞으로 혈세를 다루면서 최선을 다해서 감시 감독하겠다"며 "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동료 의원들도 혈세를 같이 지키고, 그런 뜻에서 하얀 밀가루 축제를 한번 하겠다"고 말하며 미리 준비해간 밀가루를 의원석과 의장 등에 3차례 뿌렸다.

김수남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밀가루 사건'을 일으킨 경위는 다름아닌 상임위인 도시관광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안을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다시 부활시켰기 때문.

도시관광위(위원장 김수남)는 지난 28일 무수천 유원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사업자가 약속했던 예치금 16억원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며 시에서 올린 '진입로 개설 사업비' 3억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29일 열린 예결위는 '사업자가 예치금 증빙자료를 제출하자'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 3억원을 부활시켜 버렸다.

이에 격분한 김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밀가루'를 투척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저질렀다.

김 의원은 밀가루 투척 사건 이후 "자기 돈이면 그렇게 쓰지 않는다" "단돈 10원을 써도 시민의 뜻에 따라 써야 한다" 등을 외치다 의장이 퇴장명령으로 본회의장을 떠났다.

김 의원은 도시관광위원장 '사퇴서'를 시의회 의사국에 제출한 상태다.

김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 원구성을 할 당시에 의원들끼리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에서 되살릴 수 없도록 약속한 바 있다"며 "이러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김 의원은 "의회에서 발생하지 않아야 할 큰 실수를 했다"며 "하지만 의원들이 지켜야 될 '룰'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무수천 유원지 사업과 관련해 현재 투자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본격 사업 시행이 5~6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진입로 개설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은 "언론 보도에는 계약이 70% 가까이 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제주시와 협약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예치금도 16억700만원을 해야 하지만 잔고는 현재 200만원밖에 남아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 3억원을 불필요한 곳에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시의회 송태효 의장은 "30만 시민을 대표한다는 의원들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느냐"며 "불미스런 일이 다시는 재발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김 의원에 대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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