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베야<스페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허정무호가 첫 걸음을 뗀 2008년부터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축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자며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경기 영상 분석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열리는 A매치나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빅리그 등의 경기 영상을 구해 우리 선수 개개인에게 필요한 장면들만 추려낸 맞춤형 자료를 만들어 훈련에 활용하는 것이다.

잠시 모였다가 경기를 치르고 흩어지는 대표팀에서는 당장 선수 개개인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어렵다. 그래서 대표팀 코치진은 지난해 선수별로 만든 비디오 분석 자료를 나눠주고 훈련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자료들은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 관계자 말이다.

최근에는 선수들 대부분이 랩톱 컴퓨터를 갖고 다녀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상물로 기량 연마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개막이 다가오면서 김세윤 대표팀 비디오분석관도 바빠졌다.

허정무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은 경기를 치르면 55분∼60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을 보통 두세 차례 함께 보면서 의견을 나눈다. 비디오분석관은 포지션별로 이를 재편집해 선수들에게 나눠준다.

코치진이 요구하는 자료를 만드는 작업은 결코 만만찮다. 일단 경기 자료를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원하는 장면을 만드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 장면까지 카메라에 담는 김세윤 분석관은 "원하는 장면이 한 경기에 한 번도 안 나올 때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장면은 어떤 것이 많고, 롤 모델은 어떤 선수들을 꼽았을까?

김세윤 분석관이 만든 영상 자료에는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이 우승할 때 치른 경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공격수 웨인 루니의 플레이 장면이 적지 않다고 한다.

스페인 대표팀이나 루니 모두 공수 전환시 움직임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세윤 분석관은 "스페인은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좋고, 특히 특히 수비 전환시 지역수비 중심으로 움직이는 특정 패턴이 있다. 공격력은 개인적 재능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수비는 부족한 부분을 전술적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루니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수비 가담 능력이 가장 좋은 공격수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선수들에게 롤 모델로 제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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