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4.3 57주년] 연작시 박영희

     목석원 童子石

                                                                                       박영희

 

▲ 학살 ⓒ 강요배 화백. 동백꽃 지다.
저 아이는 울음 울고
저 아이는 애꾸눈이다

저 아이는 성난 얼굴이고
저 아이는 가난에 찌들어 있다

스물 셋에 보았던
화순 운주사의 아이가
저 얼굴을 하고 있었던가
눈도 없고
귀도 없고
문둥이처럼 코만 남았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 것이며
오직 망자와 더불어 함께 하리라는
비장한 각오다

탐라에선 흔한 일이다
아비가 총에 죽자
아이가 무덤을 지키고 있다


박영희
전남 무안 출생. 1985년 문학무크『민의』로 등단. 시집『해 뜨는 검은 땅』,『팽이는 서고 싶다』. 시론집『오늘, 오래된 시집을 읽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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