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수 제주석방모임. 1일 서울구치소에서 송교수 면회

"'제주의소리' 소식 자주 듣는다"

2월 1일 오후 2시 '송두율교수 석방 제주모임'을 대표해 올라간 조성윤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와 필자가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구치소 정문 앞에 기다리고 있던 송교수의 아내 정정희 여사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모임의 공동대표 중 임문철 신부님과 이정훈 목사님은 각각 주일미사와 예배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참고로 일요일은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만 면회가 가능하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이른바 '범털'이라 불려지는 현역 국회의원들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잇따라 구속 수감되어 있어 구치소 주차장이 면회객들과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한산했고 날씨 또한 봄기운을 느낄 정도로 화사했다.

송교수가 수감된 지 100일이 지난 날. 면회신청 후 30여분 만에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대화가 시작됐다.

"하이네의 운명과도 비슷한 나의 운명"

송두율 교수는 먼저 자신에 대해 관심과 걱정을 해 주고 있는 제주도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후, 아내를 통해 '제주의 소리' 소식을 자주 듣는다고 얘기했다. 또한 출감하게 되면 반드시 제주를 찾겠다고 밝혔다.

송교수는 아내 정정희 여사에게 쓴 신년 인사를 통해 구치소에서 나가게 되면 아내의 고향인 서산(당진)을 거쳐 소년기의 추억이 깃든 광주, 이어 고향인 제주를 들른 후 모친이 어느 곳엔가 묻히셨을 땅인 동해안과 강릉을 답사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송교수는 이러한 여행이 "하이네의 운명과도 비슷한 나의 운명을 기록할 추억들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 그렇다고 얘기했다. 하이네는 파리에서 13년간의 망명생활 끝에 고향 뒤쎌돌프를 시작, 포어폼머른(Vorpommern), 베를린 등 조국을 기행하고 다시 쫓겨나 파리에 묻히기 전에 [겨울동화](Wintermaerchen)라는 저서를 남긴 바 있다.

송교수는 또한 65년 제주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후 67년 유학을 떠나 그 이후로 한번도 제주를 찾지 못했다며 고향 제주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아직도 도두항 포구가 아련히 생각난다고 밝혔다.

최근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담담하게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최후진술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며, "언론(여론)재판보다 진실에 의해 가려지는 재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자신의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변하는 데 일조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송두율교수는 구치소에서 최근 수감된 국회의원 등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만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한 후, "(나에게)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행복할 때 보다 불행할 때가 더 생각을 깊게 하게 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2월 10일 7차 공판, 구형 및 최후진술 예정, 이번 재판의 하이라이트

한편 지난 1월 27일에는 송두율교수 사건 제6차 공판이 서울지방법원 311호 법정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 공판에서는 변호인측 증인으로 권만학교수(경희대 국제경영대학 학장)와 박순성(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가 출두해 그간 6차례에 걸쳐 개최되었던 남북한 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의 성격과 의미 및 송두율교수의 학문세계 등에 대한 증언이 있었다.

증언을 통해 권교수는 송교수가 그 개최에 중요한 역할을 행한 남북한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가 북한의 대남정책의 선전장이었다는 검찰측의 주장을 일축했고, 박교수는 송교수가 주창한 내재적 방법론은 오늘날 학문연구의 유력한 연구패러다임의 하나라는 점, 학문적 성과를 이념적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어 검찰측의 증인으로 최창동 전부산외대 법대교수(유럽으로 건너가 국정원의 공작원이 되어 북한대사관측과 접촉, 북한대사관 파일을 복사해 나옴으로써 이후 북한외교관 김경필이 미국으로 망명하도록 만든 장본인)가 비공개리에 증언했는데, 변호인단에 의하면 그의 증언은 물론 재판부에 제출된 복사 파일이 송교수를 북한 노동당 정치국후보위원이었음을 입증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다음 공판은 2월 3일 열리는데 황장엽씨에 대한 비공개조사로, 이전과 마찬가지로 황장엽씨가 출두하지 않을 경우 이날 공판은 휴정하게 된다. 증인심문이 원래는 2월 3일로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검찰측이 2인의 증언을 추가 요청하는 바람에 2월 10일에도 검찰측 증인의 증언이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2월 10일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들 증인의 증언만이 아니라, 검찰구형, 변호사의 최후변론 및 피고인의 최후진술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런 만큼 오는 2월 10일(화) 오후 2시부터 서울지방법원 311호 법정에서 열리는 송두율교수 제7차 공판은 이번 재판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상은 freesong.jinbo.net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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