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래리·(주)농심·도내주류업체, ‘제2의 삼다수 신화’ 쓰나?
농심 이사회 최근 정관개정 결의…전통주시장 지각변동 ‘촉각’

막걸리 인기가 전국에서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내 주류제조업체 참여문제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마을막걸리’ 사업에 (주)농심과 제주도내 주류업체가 전격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당초 ‘삼다수마을막걸리’ 사업 파트너로 거론됐던 전통주 명가 ‘국순당’의 참여는 무산되고, 교래리 마을과 (주)농심 그리고 제주지역 주류제조업체 등 3자가 손을 잡고 ‘제2의 삼다수 신화’ 창조에 시동을 걸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김삼범(49) 조천읍 교래리(삼다수마을) 이장과 이번 사업추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최근 (주)농심은 이사회를 열고 정관개정을 통해 교래리 마을이 추진해온 ‘삼다수마을막걸리’ 사업에 참여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한 세부협의만 남겨놓은 상태다. 최근 농심측 임원들이 교래리 실사를 다녀가는 등 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이르면 이달 말께 구체적인 사업윤곽이 최종 드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다수마을막걸리’ 사업은 교래리 주민들이 제주도지방개발공사(사장 고계추)가 마을인근에서 생산하는 제주 삼다수와 주민들이 직접 생산하는 보리 등의 곡물을 이용해 고급 막걸리를 생산, 전국에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주민수익사업 프로젝트다. 

그러나 지역주류업체가 배제된 채 국순당이 이번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도내 주류제조업체 등에서 크게 반발하는 등 여론에 이상기류가 감지돼왔다.

급기야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지방개발공사까지 나서서 지역업체 참여 없이는 이번 막걸리사업에 ‘삼다수’라는 명칭사용은 동의할 수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 사업추진에 불가피한 차질이 예상됐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해결사로 나섰다. 교래리 마을과 지역주류업체 사이에서 중재역할에 나선 道개발공사는 삼다수의 유통을 맡고 있는 농심 측과 지난 연말부터 올 초 사이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삼다수마을막걸리’의 전국유통 등 사업 참여의사를 적극 타진했고, 농심 측이 이번 사업참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이사회를 통과했다.

라면.스낵.음료수.냉동식품.먹는샘물 등 일반식품류를 취급해온 농심은 국내 대표적인 글로벌식품회사다. 농심이 이번 사업에 참여를 결정한 것은 ‘삼다수마을막걸리’ 사업의 성공가능성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농심 이사회가 정관개정을 통해 취급품목에 ‘막걸리’를 추가키로 함에 따라 전통주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도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명주는 주 원료인 물이 생명이다. 삼다수마을막걸리의 경우,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 천연지하수(삼다수)와 전국유통망, 지역주민 열의까지 '삼박자'가 다 갖춰진 셈이다. 교래리 마을은 이번 막걸리사업 전체 예상사업비 30억원 중 51%를 출연했다. 이제 나머지 49%의 지분을 농심과 도내 주류제조업체 등이 어떻게 배분할 지, 또한 막걸리 제조를 누가 맡을지 등이 이제 이번 사업 추진을 위한 남은 과제다.

김삼범 교래리장은 “지역업체 참여 문제로 삼다수마을막걸리 사업이 진통을 겪어왔는데 (주)농심에서 사업참여를 결정함으로써 전국 유통망과 상품성이 확보된 셈이다. 지역 주류업체도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양질의 고급막걸리 생산을 위한 차질없는 준비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8년 11월부터 마을 명칭을 ‘삼다수마을’로 개명한 교래리는 제주의 화산암반수인 삼다수와 주민들의 주요 생산작물인 보리.콩 등을 이용해 막걸리와 콩나물.두부 등 이른바 ‘프리미엄급’ 특산식품을 만들어 전국에 판매하는 주민수익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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