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민주인사 33명 귀국 환영회 민주통일 염원

제주출신 인사 8명 스포트라이트...감동의 물결

<2신 : 19일 오후 7시24분>

19일 귀국한 해외민주인사 33명의 환영행사가 이날 오후 4시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300여명의 국내민주인사와 50여명의 취재진 등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열려 지난 한 맺힌 세월을 감동의 물결로 끌어안았다.

특히 이날 환영행사에서는 제주출신인 김정부씨 3형제와 강종헌씨 등 제주인사 8명이 환영단과 언론으로부터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해외민주화운동에서 제주의 이름을 빛냈다.

오후 4시 시작, 해외민주인사 소개 및 꽃다발 증정, 환영사, 해외민주인사 인사말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2시간 내내 감동의 박수와 회한, 그리고 함께 귀국하지 못한 해외민주인사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행사장 전체를 뒤덮었다.

33명의 해외민주인사 소개과정에서 지난 수 십 년간 고향을 그리워하다 끝내 고향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삶을 마감한 배동호 한통련 초대의장과 민단 회장을 여섯 차례나 역임했던 김재화씨는 영정으로 소개돼 많은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또 제주출신 3형제로 함께 귀국한 김정부·융사·창오씨를 소개할때는 참석자들로부터 열열한 박수를 받았는데 "어떻게 3형제가 민주화운동을 함께 하게됐느냐"는 질문에 김정부씨는 "내가 장남이어서 동생들을 독재적으로 민주화 운동 하는데 끌어왔다"고 답해 행사장은 웃음과 함께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역시 제주출신으로 지난 71년 한국으로 유학을 와 서울대 의대에 입학, 본과 2학년 대 구속돼 1975년 간첩단 협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후 무기징역으로 감형,그리고 13년동안 복역한 강종헌씨도 이날 행사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또 나이 드신 민가협 어머니들이 해외민주인사들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건네줘 또 한번의 진한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최병모 "냉전의 벽 허무는 이정표 될 것"

범추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병모 변호사는 환영사를 통해 "국가보안법과 냉전시대의 논리에 막혀 그 동안 귀국이 어려웠으며, 아직도 몇몇 인사는 귀국을 못하는 현실이 유감"이라며 "그러나 오늘 이 자리가 참으로 기쁘고 감격스럽고, 냉전의 벽을 허무는 이정표이자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한통련대책위 공동대표인 이창복 의원은 "그 동안 얼마나 마음에 한이 맺히셨는가"라면서 "이제 그 한을 벗어버리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노력해 나가자"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귀국인사에 나선 김성수 재독문화원장(67)은 시종일관 흥분되고 긴장된 어조로 "너무나 흥분되고 찹잡해서 말을 잘 못하겠다. 아직도 내가 귀국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 이게 영화속의 장면은 아닌지 어벙벙할 뿐이나 여러분의 환대를 보면서 고국에 온 것을 실감한다"고 말해 뜨거운 환영의 갈채가 이어졌다. 김 원장은 "이제야 지난 30년 맺힌 한이 조금 풀리는 듯 하다"면서 "머지 않은 장래에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다"고 말했다.

곽동의 의장 "이제는 분단은 끝장내야 한다" 메시지

귀국진전 협심증으로 쓰러지면서 43년만의 귀향길에서 또 한번 좌절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곽동의 한통련 의장은, 양동민 부의장이 대신 읽은 메시지를 통해 "북받쳐 오르는 감격을 감출 수 없다. 우리는 민족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다. 고국에 있는 여러분이 오히려 더 치열하게 싸워왔는데 우리를 높이 평가해 줘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곽 의장은 "이제는 분단을 끝장내야 한다. 6.15남북선언을 확실히 실천해야 한다. 이것이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남은 여생을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이날 입국하면서 남편의 영정을 들고 온 김지영씨(57·본명 김경희·재일한국민주여성회 회장)는 "1970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71년 한차례 귀국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83년에 고향에서 부친이 돌아가셨지만 가장 사랑받던 딸인 내가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1997년에 남편이자 동지이자, 스승이셨던 송인호씨가 돌아가셨다. 영정만이라도 고국땅을 밟기 위해 영정을 들고왔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송인호씨는 한통련이 발행하는 기관지 민족시보의 주필로써 70년대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의 평전을 일본어로 번역, 출간했던 민주인사이다)

김정부 기획실장 "고국의 민주화 운동 보면서 조국과 겨레를 사랑하게 됐다"

제주출신으로 두 동생을 이끌고 귀국길에 오른 교포 2세인 김정부씨(54·한통련 기획실장·성산읍 삼달리 출신)는 "부모님이 제주에서 5~6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너무나 어렵게 생활했다. 어릴 때는 일본인이 되려고 무척 노력했다. 한국인임을 싫어했다. 심지어는 부모님까지 미워한 적이 있었다"며 과거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김씨는 "그러나 70년대말 한국사회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뉴스와 소문을 통해 들으면서 한국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게됐고 자긍심을 갖게 됐다. 그때서야 비로소 내 자신을 회복하게 된 것이고 우리 조국과 겨레를 사랑하게 됐다"고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게 된 과정을 회상했다

그는 "2세로서 이렇게 높게 평가받는 게 너무나 송구스럽다"면서 "특히 민가협 어머님의 꽃다발을 무겁게 받는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역시 제주출신 민주인사 강종헌씨(52·한통련 조국통일위원장·서귀포시 법환동 출신)는 "너무 흥분된다. 귀국하기 전 며칠간은 잠도 못 잤다"면서 상기된 얼굴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제주출신 인사들 기념촬영 환호의 박수 갈채

강씨는 "19살 때 고국유학을 선택한 것은 전태일 열사의 분신소식을 듣고 조국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71년 4월에 입국해 서울대의대에 입학하고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75년에 모국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투옥해서 1,2,3심에서 모두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후 무기로 감형돼서 13년을 살다 나왔다"며 지난 아픔의 역사를 전달했다.

그는 "우리는 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고 한 것 밖에 없는데 사형을 구형했다. 아직도 '반공을 국시로 하는 한국에서는 당신 같은 사람들은 생존을 구할 수 없다'며 사형을 구형한 검사의 말이 생생히 남는다"며 당시 장면을 설명했다.

이어 강씨는 "일본으로 건너간 후 한통련과 같이 일을 해 왔고 이번에도 한통련 식구와 함께 온 것을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 동안 우리는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먹고 살아왔으며, 그리고 여러분과 만난다는 꿈을 살아왔다.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해 뜨거운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제주출신 민주인사 8명과 제주에서 그들을 마중하기 위해 상경한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가 함께 기념촬영을 해 행사장에 참석한 해외민주인사와 국내 민주인사들로부터 부러움과 함께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한편 토산리가 고향인 김창수씨(한통련 오사카본부 사무국장)는 22일 오후 6시 대한한공편으로 고향인 제주에 온다.

김씨는 23일 고향인 토산리를 방문,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 묘 등 조상 묘에 성묘하고 24일에는 친지들과 함께 만나 수십년간의 그리움을 달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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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19일 낮 12시20분-인천국제공항 이지훈>

해외 민주인사 그들이 왔다

19일 해외민주인사 33명 인천공항 통해 귀국
수십년 한의 세월 서로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

<1신 : 19일 낮 12시20분-인천국제공항 이지훈>

마침내 그들이 왔다.

지난 수 십 년간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해외에서 투쟁한 대가로 '반체제인사' '친북인사' 낙인찍혀 해외에서 망명 아닌 망명 생활을 하던 해외 민주인사 33명이 지난 역사의 뒤틀린 사슬을 끊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조국의 땅을 밟았다.

'해외 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의 초청을 받은 해외민주 인사 33명은 19일 일본과 독일발 여객기 3편에 나눠 낮12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귀국, 최병모 변호사, 진관스님, 홍근수 목사, 한상렬 목사 등 등 범국민 추진위 등 국내민주인사들과의 감격의 포옹을 안았다.

그러나 한통련을 결성하고 해외민주화 운동의 구심적 역할을 해 온 곽동의 한통련 의장은 귀국 직전 협심증으로 쓰러져 너무나도 안타깝게 43년만의 귀국길을 또다시 접어야 했다.

33명의 해외 민주인사 중에는 1970년대 최종길 교수 사건과 87년 파독광부 간첩단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입국이 불허된 독일거주 김성수 한독문화원장과 그의 아내 김방지 씨를 비롯해 범민련 유럽본부 중앙위원 신옥자, 한계일 씨 등 4명이 먼저 오전11시15분께 프랑크푸르트발 루프트한자 107편으로 들어와 수 십 년간 조국을 그리워하면서도 조국을 찾지 못했던 진한 세월을 회상하듯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11시20분 경에는 한통련 양동민 부의장이 재일본 거주 민주인사 16명과 함께 아사아나 항공편으로 들어왔으며 ,11시50분경에는 재일본 거주 제주출신 민주인사인 김정부·융사·창오 3형제를 비롯해 강종헌, 이 철, 허경민, 김창수, 고수춘씨 등 8명도 일본거주 민주인사들과 함께 뜨거운 박수와 환호속에 도착, 환영단으로부터 "그 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는 인사와 포옹을 나누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추진위원회측 최병모·오종렬 공동대표와 한통련대책위 공동대표인 홍근수 목사 등 민주인사 200여명이 나와 해외민주인사들을 따뜻하게 맞이했으며, 제주에서는 이지훈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가 환영행사에 참석, 김정부씨 등 제주출신 일본거주 해외민주인사 8명과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인천국제공항 도착장에는 해외민주인사들의 입국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다.

'해외 민주통일인 귀국방문 환영'(해외 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 추진위원회) '해외 통일애국인사 여러분 열열히 환영합니다'(범민련 남측본부) '재독일 김성수박사 37년만의 귀국을 눈물로 맞이합니다'란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해외민주인사의 귀국을 환영했으며, 제주에서 직접 만들고 간 제주출신 해외민주 인사 8명의 이름과 '제주출신 해외민주 인사 입국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란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제주도민의 이름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해외민주인사들은 만남의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범국민 추진위 공동대표인 최병모 변호사는 환영사를 통해 "여러분의 귀국을 진심으로, 우리 국민모두와 함께 환영한다"며 "지금에 와서야 고국 땅을 밟게 한 것이 미안하고 부끄럽다. 그러나 뒤늦게나마 고국을 찾을 수 있게 돼 그 미안함이 조금이나마 씻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여러분의 고국방문이 분단의 벽을 허물고 우리사회의 완전한 민주화와 통일로 가는 첫 걸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한통련 대책위 공동대표인 홍근수 목사는 "최근에 우리 한국사회에 우울한 일이 많았는데 여러분이 고국에 왔다는 것은 정말 오래 만에 반갑고 기쁜 소식이다"면서 "30여년동안 고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일해왔던 여러분이 고국을 찾은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면서 감격의 뜻을 밝혔다.

홍 목사는 "여러분들이 이렇게 늦게 고국을 찾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 동안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말해 해외민주인사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환영사가 끝난 후 이날 입국한 해외민주인사 33명을 대표한 독일거주 김성수 한독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말 감개무량하다. 그런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이는 너무 길었던 세월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여러분들을 보니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말해 그 동안 해외민주인사들이 가슴에 담아둔 고국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실감케 했다.

김 원장은 이어 "이렇게 기쁜 날을 만들어 준 범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쉽게도 독일에 있는 동지 30여명이 이번 귀국 길에 함께 오지 못했는데 너무 안타깝고 그 분들에게는 미안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곽수호 한통련 부의장은 기자회견장에서 한통련을 대표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통련 결성 이래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을 밟게 돼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감개무량하다"면서 "이번 한가위 고국 방문을 쾌히 승낙해 주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당국에 감사드리고, 저희들의 고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주신 범국민추진위 여러 선생님, 그리고 저희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 국민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곽 부의장은 이어 "우리는 일본 땅에 살고 있지만 민족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긍지를 깊이 간직하고 국민으로써 자부심을 한시라도 잊은 적이 없었다"면서 "우리들은 내 나라 제 민족을 뜨겁게 사랑하고 그 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가장 아름답고 갚진 삶이라는 신념을 갖고 살아왔다"며 조국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곽 부의장은 "우리가 일본 땅에 살면서 작은 힘이나마 자주 민주 통일운동을 벌여온 것도 이런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저희들의 방문이 해외동포와 국내동포들간에 민족적 유대를 강화하고 나아가서는 온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밝혔다.

한판 이날 기자와의 일문일답 도중 임종인 범추위 집행위원장은 "국정원이 오는 22일 입국 예정으로 있는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국정원은 체포영장 발부를 즉각 취소하고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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