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28년-정치인생 10년' 내건 최고의 승부수…7일 기자회견

▲ 인구 50만에 불과지만 제주의 상징이 돼 온 원희룡 의원이 7일 인구 1000만명을 이끄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원희룡 의원실 제공
인구 50여만에 불과하지만 제주인의 저력을 상징해 온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오는 6월2일 치러질 서울시장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전체 수석합격, 사법시험 수석합격 등 '전국수석'을 항상 달고 다니며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온 그가 국회3선으로서, 정치인문 10년만에 인구 1000만명을 이끄는 민선5기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원 의원은 7일 오후2시 한나라당 당사에서 서울시장 출마기자회견을 “20대 이후 서울 시내 30여 곳을 옮겨 다니며 어두운 면, 밝은 면 구석구석을 온 몸으로 겪으며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서울을 사랑하게 됐다”면서 시민들의 땀과 눈물로 많은 발전을 이뤄온 서울에 대한 자긍심을 강조한 원 의원은 “그런 서울이 지금 실업률은 6%로 16개 시도에서 세 번째로 높고, 월급을 저축해 내 집을 마련하려면 40년이 걸리며, 교육비리는 1등이고, 학업성취도는 꼴찌, 합계출산률은 0.96으로 전국 최저 수준으로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며 서울시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던졌다.

▲ 원 의원은 겉 치례가 아닌, 서울시민의 행복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일.교.집(일자리, 교육, 집)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원희룡 의원실 제공
원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갖고도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는 외면한 채 겉모습을 치장하고 업적을 과시하는 데에 썼기 때문”이라면서 “시민들이 아파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서 서울시의 행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당내 경선 경쟁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원희룡 의원은 “시정의 제1목표는 시민의 행복이어야 한다”고 전제한 후 “아이를 낳아서 걱정 없이 키우고, 믿고 학교에 보낼 수 있어야 하며, 그 아이들이 자랐을 때 일자리 걱정이 없어야 한다”면서 “은퇴 후에도 여유 있게 생활이 보장되는, 그런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의 행복한 서울을 자신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원 의원은 자신이 서울시장이 됐을 때 서울시민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일자리, 교육, 집문제 해결에 전념하는 ‘일.교.집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먼저 4년간 일자리 50만개를 만들고, 보육예산 1조원 확보와 초등학교 친환경 의무급식 실시, 고등학교 수준별 이동학습을 통한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비 절감을 공약으로 내 놓았다. 또 멈춰버린 뉴타운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새롭게 풀어내 서민과 중산층의 집 문제를 해결하면서 강북과 강남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철도지하화, 광화문 광장 재구성, 저탄소 녹색도시 플랜을 통해 서울의 공간을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품격 있는 도시로 재탄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겉치레 행정을 배격하겠다”면서 시민들의 세금을 남의 돈 쓰듯 하지 않고, 작은 일이라도 부패는 용서하지 않으며, 소통과 나눔, 균형과 조화를 시정철학으로 삼겠다고 자신의 철학을 서울시민들에게 제시했다.

▲ 출마선언은 “원합니다. 이런 서울!”이라는 주제로 서울시민 3천명의 서울에 대한 바램을 써붙인 페이퍼월 앞에서 진행됐다. 출마선언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사진=원희룡 의원실 제공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당정이 무상급식 전면실현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내 초등학교에 친환경 의무급식 모든 학생에게 실시하자는 입장이고, 공약을 했다. 지금도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초등학교의 그 어린 동심들이 우리집은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급식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바로 그 낙인찍는 현실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비교육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비록 한달 3-4만원하는 급식비이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에게는 교육비 부담의 무거운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 걱정하는 것은 모든 학교에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실시하게 되면 3조원 넘는 예산이 소요된다는 부분이다. 재원마련 어렵다. 무상급식을 우선 실시하면 다른 교육사업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걱정도 충분히 책임있는, 정부당국으로선 따져봐야 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성남 과천 경남 경북 등에서 지금 천오백개가 넘는 학교에서 이미 모든 학생에 대한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면 무상급식이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무상급식 정책은 전면 취소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예산 우선순위가 전면 무상급식에까지 이뤄질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하고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나갈 때는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인가 의무교육의 내용이기 때문에 시행해야 하는가. 활발한 당내 토론이 진행되어야 하고, 당내토론에 앞장서 나설 예정이다. 친환경 의무급식은 단순 분배정책이 아니라 의무교육의 내용을 충실히 해서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그 첫걸음이라는 입장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해나가겠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훨씬 현실성있고, 책임성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의미로 자리잡기 바란다.”

▲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원희룡 의원 ⓒ사진=원희룡 의원실 제공
- 중진협의체 참여, 방향 어떻게 잡아나갈 것인가?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면서 막바지 박차를 가해가던 차에 중진협의체에 지명되었다는 통보를 받아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당황스럽고 곤혹스러웠다. 아시다시피, 현역시장에 도전하는 경선의 길이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온 힘을 쏟아서 뛰어야 도전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정열과 시간을 경선 운동에 투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지도부와 이야기한 결과, 시장 경선도 중요하지만 국론분열과 당내 갈등, 국가적 문제가 세종시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어쩌면 마지막 당내 논의절차일수도 있는 중진협의체에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능력도 부족하고 여건도 힘든 여건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서 협의체에 참여하겠다. 형식적이거나 불성실한 참여는 없을 것이다. 사실 내일 아침 첫 회의가 있어 내일로 예정되어 있던 출마선언 일정을 앞당겨 오늘 출마선언도 단촐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세종시 내용과 절차에 대한 저 나름의 판단도 있으나 개인으로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의 세종시에 대한 해법을 찾는 자리이다. 머리를 맞대고 최선책, 차선책을 찾고 안되면 덜 나쁜 차악이라도 도출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문닫아 걸고 결론 날 때까지 나오지 말라고라도 하고 싶은 당원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저 자신부터 백지상태로 마음을 열고 하나하나 끈기를 가지고 일치점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저마저 그런 입장에 서지 않는다면 각자가 가진 입장을 서로에게 강요하는 그러한 협의체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실 것이다.

끝까지 파고들어서 의견의 접근이 가능한, 그러한 새로운 기적을 만들고 싶다. 그것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저의 노력과 희생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각오를 밝히면서 대답을 대신하겠다.”

▲ 한나라당사 기자실을 가득메운 기자회견장. ⓒ사진=원희룡 의원실 제공
- 여의도연구도 여론조사 결과, 오 시장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 높다. 오 시장의 결정적 실책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오 시장도 한나라당이 힘을 모아서 당선시켰던 시장이고, 나름대로 서울시정에 대해서 소신을 갖고 열심히 해왔다. 저는 나름의 방향을 가지고 열심히 해왔던 부분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인정하고 평가한다.

서울시장 경선에 임하면서 제가 중점을 두고 싶은 것은 이런 점이다. 디자인도 좋지만, 예를 들어 디자인은 많은 시민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일 순 있지만 디자인에 올인 할 단계는 아직 아니지 않은가. 서울시민들의 대다수의 삶이, (방문하는) 외국인을 위해서는 우리가 3만달러 4만달러의 가치를 추구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골목골목 서울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만달러 2만달러도 꿈도 못 꾸는 가정이 너무나 많다.

시민들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서울시장의 답변을 듣고 싶어하는 문제로 우선순위를 돌려야 한다. 출산에 대한 부담 때문에 출산율이 내려가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교육비 부담이 해를 더할수록 커지고 있다. 물론 지금 서울시정도 이런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지금 하는 식으로 많은 사업 중의 하나로 조금씩 니눠서 가는 식으로는 문제가 악화될 뿐이다.

일교집 문제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4년간 오 시장 관심사업에 8조원을 투입했다. 이것이 일교집에 가야 한다는 것, 이것이 서울시민 대다수의 요구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서울시정이 어땠는지에 대해 치열한 토론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제가 제시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서울시민들께 알리겠다.”

▲ 원희룡 의원이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원희룡 의원실 제공
- 당내 치열한 공방이 본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당의 의무는 최선의 후보를 유권자들을 위해 내보내는 것이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서, 그 과정을 통해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보내는 것이 경선의 목표이다. 흠집내기라든가,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오늘 제가 출마선언 한 이후로는 한나라당의 정치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멋있게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 후보도 노력하고 당도 노력하고 이번에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책평가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공방은 불꽃이 튀어야 한다.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생각에 대해서 서로 존중하고 내가 부족할 수 있다는 그 열린 마음을 가지고 저도 임하겠고 저와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다른 후보들도 그러한 공통의 원칙 하에서 멋진 경쟁을 하겠다고 말씀 드린다.

흠집날까 봐 걱정한 나머지 정책대결 자체가 제한되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쟁점이 없는 경선은 안 된다. 치열하되 정책과 대안으로 연결되고 한나라당 전체가 풍성하게 되는 그러한 경선을 기대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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