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가 어디꽈] 병이 낫고 몸을 온전하게 함
제주KBS 시사프로그램 『집중진단 제주』에서는 지난 3월 4일과 11일 2회에 걸쳐 ‘자연치유의 메카, 제주’라는 제목으로 제주를 자연치유의 메카로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방영을 한 적이 있다. 지난 3월 24일 아이건강제주연대 주최로 마련된 『제 정당 아이 건강 정책마련 토론회』에서도 제주에 자연치유단지를 조성하여 전국의 침술사를 모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를 자연치유의 메카로 만들자는 주장이 지역사회에서 조금씩 공감대를 넓혀가는 것 같아 기쁘다. 그러나 자연치유가 학문적으로 정립된 개념이 아닌 까닭에 자연치유에 대한 오해와 혼란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에 필자가 참여하는 『자연치유 시민모임』에서는 여러 차례의 토론을 걸쳐 자연치유에 대하여 나름대로 정리를 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그 때 정리된 내용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몸이 잘못되어 가고 있으면 정상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힘을 타고 났는데 이를 자연치유력이라고 한다. 예컨대 상처가 났을 때 가만히 놔둬도 저절로 아물게 된다. 자연치유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치유력을 흔히 ‘내 몸 안의 의사’라고 부른다. 자연치유란 이러한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일체의 방법을 말한다. 즉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항상성이나 면역력 같은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질병을 낫게 하고 건강을 온전히 회복하게 하는 일체의 방법을 통틀어 자연치유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기서 치유의 의미에 대하여 유념할 필요가 있다. 보통 치유라고 하면 병이 낫는 것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치유는 그 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 치유는 단순히 병이 낫는 것뿐만 아니라 온전함을 회복한다는 뜻까지 담겨 있다. 따라서 자연치유는 몸과 정신, 그리고 영혼이 가장 건강한 상태로 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한다.
자연치유는 크게 자연치유건강과 자연치유의학으로 나눌 수 있다. 그 구별기준은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발생시키는 의료법상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느냐 여부에 있다. 전자는 의료법상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나 후자는 의료법상의 의료행위에 해당된다.
자연치유건강이란 의료에 관한 특별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환경, 음식, 운동, 수면, 마음 다스리기 등을 통해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통칭하는 것이다. 섭생법, 기공체조나 명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방법은 질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ㆍ증진하는데 유용하다.
자연치유의학이란 의료에 관한 전문지식과 자격을 요구하는 자연치유력 향상 방법을 총칭하는 것이다. 대체의학 내지 대체보완의학과 같은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방법은 단순한 질병 예방 차원을 넘어 이미 질병에 걸린 사람이 질병을 이기고 건강을 회복하는데 유용하다. 자연치유의학은 침ㆍ뜸ㆍ한약 등 우리나라의 전통 한의학뿐만 아니라 인도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서양의 자연의학(Natropathy) 등을 포함한다. 또한 현대서양의학에서도 자연치유의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자연치유의학을 현대서양의학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① 자연치유의학은 자연적이고 현대서양의학은 인공적이다. 자연치유의학은 자연치유력을 북돋아 사람이 스스로의 힘으로 병을 이기도록 하는 반면 현대서양의학은 화학약품과 수술이라는 인공적인 수단을 써서 병을 없애려고 한다.
② 자연치유의학은 전체적이고 현대서양의학은 분석적이다. 자연치유의학은 사람을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자연치유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는 반면 현대서양의학은 병이 난 곳의 증상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③ 자연치유의학은 현대서양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자연치유의학은 그 치료법이 간단하여 누구나 배울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여 가난한 사람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현대서양의학은 의학지식이 매우 복잡하여 이를 습득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의료장비도 고가여서 의료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널리 혜택을 주기가 어렵다. 이상으로 자연치유의 개념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자연치유의 이론적 배경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신용인 변호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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