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대 평화문제연구이사장 남북공동으로 ‘조선향토대백과’ 편찬

   
▲ 황해북도 은파군 옥현리에 있는 백도라지밭.ⓒ 조선향토대백과
북한이 30년에 걸쳐 조사한 인문․지리 대백과사전이 남북 합작으로 제주출신 현경대 전 국회의원에 의해 40년만에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있는 사리원운하 주변 풍경 ⓒ 조선향토대백과
현경대 전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평화문제연구소는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한 당국의 승인을 얻어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 사회과학원, 김일성종합대학, 조선문화보전사, 외국문출판사, 국가자원식물연구소 등 북한의 20개 기관과 함께 ‘조선향토대백과’ 전질 20권의 백과사전을 15일 편찬했다. 

   
▲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있는 정방산폭포 ⓒ 조선향토대백과
‘조선향토대백과’는 북한이 1966년 5월, 당시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내각명령’ 제55호에 의거해 중앙 및 지방의 학자, 행정간부 등을 총동원해 30년년간 전국의 지명을 조사해 1990년대 말에 완성한 원고로서, 평화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40년 만에 인쇄본으로 완성돼 대외적으로는 최초로 공개됐다.

‘조선향토대백과’는 원고지 20만여매, 사진·삽화 2만여 컷, 지도 300여 점 등 총 35만여 개의 표제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동안 국내에서 나온 자료들은 8.15해방 전 자료이거나 그 후 간헐적으로 나온 것이 대부분이었고, 지도의 경우도 위성사진을 토대로 제작되었지만 지명의 불일치나 부정확한 구획설정 등으로 대부분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 자료였다. 

또 북한의 자연․인문 지리정보는 북한의 폐쇄정책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취약한 형편이었으나 이번 ‘조선향토대백과’의 간행으로 북한지역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북한연구 및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황해남도 재령군 장수산의 열두굽이 중 이굽이, 룡을 낚는 사나이 조각상 ⓒ조선향토대백과
   
▲ 평양시 동대원구역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조선향토대백과’에 수록된 대부분의 관련 사진 및 삽화는 남측 평화문제연구소의 요청에 따라 북측에서 2001~2003년 사이에 현지에 나가 촬영한 것들로서 각 지역의 생생한 현재 모습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수록된 지도(地圖) 역시 북한이 2004년 발간예정으로 제작한 지도를 사용하였으며, 2005년 1월 현재의 행정단위가 모두 반영되어 있는 최신의 자료이다.

   
▲ 평안남도 안주시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북한은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약 60여 회 행정구역 개편을 단행했으며 2005년 1월을 기준으로 1직할시·9도·3특급시·24시·148군에 구역(區域), 동(洞)·읍과 노동자구, 리(里) 등의 하부행정단위로 구성된 행정체계를 이루고 있다.

행정구역명과 관련, 가깝게는 조선 초기부터 멀게는 삼국시대와 발해에서 사용되었던 지명과 그 유래까지 기록되어 있으며  발해의'5경 15부', 고려의'5도 양계(兩界)'와 같은 지방행정체계에 의한 각각의 행정지명까지 표시해 놓고 있다.

북한은 2004년 1월 9일 남포시를 직할시에서 평안남도에 소속시키는 동시에 특급시로 변경했으며 ‘인민학교’로 불리던 초등학교와 ‘고등중학교’라 불리던 중등학교가 2002년부터 각각 ‘소학교’와 ‘중학교’로 개칭됐다.

   
▲ 함경북도 무산군 새골리 소재지 마을 풍경 ⓒ 조선향토대백과
‘조선향토대백과’는 각 지역별로 희귀동물들이 세계보호연맹(IUCN)의 ‘붉은자료집(Red data book)’의 종자원평가기준을 참고하여 수록됐으며 각 희귀동물의 학명과 분류, 형태적 특징, 습성, 번식방법, 서식지와 이동경로 등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민속편’에서는 우리 민족의 민속과 관련한 모든 것을 집대성했으며, 특히 북쪽의 민속학 수준과 현재의 민속계승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학문적으로 볼 때, 현장연구만을 중요시하는 남측 풍토와 달리 ‘역사민속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민속을 집대성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화문제연구소측은 밝혔다. 

   
▲ 평안북도 향산군 향산군인민병원. 북한의 건물모습 ⓒ 조선향토대백과
   
▲ 자강동 강계시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인물편’의 사회․문화․예술․체육 분야에 수록된 인물들은 대부분 남한에 처음 얼굴과 이름이 연결되어 확인되는 사람들로 북한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사회·문화·예술·체육 분야 인사의 수는  2,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남한에 알려진 북한의 지도는 1997년 판이었으나 ‘조선향토대백과’의 지도는 2004년도 판을 기준으로 제작됨으로써 최신판 북한지도가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되고 있다. 

   
▲ 량강도 윤흥군 윤흥읍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 강원도 이천군 이천읍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또 북한 지하자원의 분포와 매장된 자원의 위치가 상세히 파악됐으며 북한의 주요 교통과 노선 등이 지역 단위별로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20인 이상이 거주하는 마을이름까지 기술되어 있어 북한의 지역상황을 미시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도 특정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한국에 알려진 북한의 유물·유적들은 자료들마다 차이가 있고, 누락된 것들이 많았으나 ‘조선향토대백과’에는 국보급과 준국보, 그리고 보존급 문화유적이 총정리되어 있음. 특히 보존급 중에는 그 모습이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 많다고 평화문제연구소측은 전했다.

   
▲ 강원도 법동군 법동읍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 남포항 전경 ⓒ 조선향토대백과
현경대 이사장은 “‘조선향토대백과’ 발간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한 당국의 정식 승인을 얻어 남북의 두 기관이 함께 편찬한 것으로서 남북협력사업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그 내용의 방대성으로 인해 해당분야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북한지역정보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음은 물론 비록 직접 가 볼 수는 없지만, 우리의 소중한 북녘 땅을 손 안에서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재미는 통일대비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국토사랑의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현 이사장은 또 “학자 및 연구자들에게는 기초학술자료로서, 기업인 및 사회 각계인사에게는 남북교류협력의 기본정보자료로서, 학생 및 일반인들에게는 북한이해 및 통일교육자료로서, 이산가족들에게는 고향을 만날 수 있는 향토자료로서 의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는 “이번에 ‘평양시’편을 비롯한 전권(20권)을 완간했으나 초판에서 누락되었거나 앞으로 변동이 있는 사항은 지속적으로 보정본을 발행하여 새로운 정보를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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