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립센터와 동행 취재기]시청 주변 화장실ㆍ도로ㆍ저상버스ㆍ편의시설

▲ 장애인은 현금 인출, 공중 전화도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제주장애인자립생활환경연대 부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기홍 IL지원팀 간사.이준협 기획총무팀 간사와 '장애인이동권'을 알아보기 위해 시청주변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들이 마음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11시 처음 찾은 곳은 시청 민원실과 버스정류장을 잇는 곳. 장애인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았지만 경사가 너무 심할 뿐만 아니라 포장도로가 중간에 파여 있었다.

▲ 도로가 중간에 파여 바퀴가 걸려 넘어졌던 기억을 되새기는 이준협 간사
이준협 간사는 실제로 이곳에서 휠체어 바퀴가 걸려 넘어져 큰 사고를 당할 뻔 했었다.

이 간사는 "작년 이맘때 시청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지나다 파인 곳에 걸려 넘어졌었다"며 "저는 아직 젊어서 큰 사고를 당하진 않았지만 아주 위험한 경험이었다"고 토로했다.

김기홍 간사는 시청 옆 '제주은행 현금인출기'가 있는 곳과 ''공중전화' 부스를 찾았지만 역시 갈 수 없었다. 10~15㎝ 높이의 턱이 있어, 아예 이용할 수 없는 실정.

장애인은 돈이 있어도 찾을 수 없고, 공중전화도 이용할 수 없었다.

다음에 찾은 곳은 시청 화장실. 하지만 이곳도 경사도가 20도 이상 될 뿐만 아니라 화장실 문 앞 회전반경도 1.5m도 안되 이용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또 내려올 때에도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었다.

시청 주변 점자 보도 역시 횡단보도 인근에는 있지만 이어져 있지 않아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제한하고 있었다.

▲ 시청 장애인 화장실은 경사가 너무 높아 혼자서는 올라가기 힘들었습니다.
대중교통 수단인 저상버스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제주시에는 저상버스 3대(25-1, 60, 100번)가 운행 중이다. 노선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있는 곳인 25-1(봉개~산업정보대).60(산업정보대~관광대).100(한라대~국제부두) 모두 2~3시간에 1대 꼴이니 버스를 한번 놓치면 꼼짝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준협 간사는 "장애인의 이동은 사실상 목숨을 걸고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애인의 90% 가까이는 후천성 장애인이기 때문에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간사는 "장애인 이동권은 장애인들이 억지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 권리"라며 "사회문제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홍 간사는 "우리 사회가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면 세상은 바뀔 수 있다"며 "행정기관도 생색내기나 예산타령을 탈피해 적극적인 장애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사들은 또 언론에도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어떤 행사나 무슨 날에만 1회용으로 보도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장애인 문제에 대한 보도와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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