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립센터와 동행 취재기]시청 주변 화장실ㆍ도로ㆍ저상버스ㆍ편의시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들이 마음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11시 처음 찾은 곳은 시청 민원실과 버스정류장을 잇는 곳. 장애인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았지만 경사가 너무 심할 뿐만 아니라 포장도로가 중간에 파여 있었다.
이 간사는 "작년 이맘때 시청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지나다 파인 곳에 걸려 넘어졌었다"며 "저는 아직 젊어서 큰 사고를 당하진 않았지만 아주 위험한 경험이었다"고 토로했다.
김기홍 간사는 시청 옆 '제주은행 현금인출기'가 있는 곳과 ''공중전화' 부스를 찾았지만 역시 갈 수 없었다. 10~15㎝ 높이의 턱이 있어, 아예 이용할 수 없는 실정.
장애인은 돈이 있어도 찾을 수 없고, 공중전화도 이용할 수 없었다.
다음에 찾은 곳은 시청 화장실. 하지만 이곳도 경사도가 20도 이상 될 뿐만 아니라 화장실 문 앞 회전반경도 1.5m도 안되 이용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또 내려올 때에도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었다.
시청 주변 점자 보도 역시 횡단보도 인근에는 있지만 이어져 있지 않아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제한하고 있었다.
이준협 간사는 "장애인의 이동은 사실상 목숨을 걸고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애인의 90% 가까이는 후천성 장애인이기 때문에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간사는 "장애인 이동권은 장애인들이 억지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 권리"라며 "사회문제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홍 간사는 "우리 사회가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면 세상은 바뀔 수 있다"며 "행정기관도 생색내기나 예산타령을 탈피해 적극적인 장애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사들은 또 언론에도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어떤 행사나 무슨 날에만 1회용으로 보도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장애인 문제에 대한 보도와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