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축협 임원도 일본행…사측은 "여행 아닌 시찰"

이쯤되면 가히 '외유정국'이라고 부를만하다.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잇단 외유에 나서 빈축을 사고있는 가운데 장기파업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제주양돈축협 임원들이 일본 여행에 나서 '외유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여행자 가운데는 사외이사인 지방의원 2명도 들어있어 요즘 지방의회는 이래저래 말을 듣게됐다.

그러나 사측은 "시찰이지 이 상황에 무슨 여행이냐"며 발끈했고 노조측은 "말이 안된다"며 사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1일 '장도'에 오른 이번 여행에는 양돈축협 이사 7명과 조합 간부등 모두 15명이 참가했다. 기간은 4박5일. 5일 돌아올 예정이다. 여행지는 후쿠오카와 가고시마, 구마모토, 벳부, 오사카, 나라등 6개 지역이다.

방문 대상지는 가고시마 식육센터 및 도축장, 오사카 도살장 견학과 함께 시로야마 성산대, 사꾸라지마 활화산, 구마모토성, 아소활화산, 쿠사센리, 바다지옥(온천), 유황재배지, 동대사 사슴공원, 오사카성 등으로 잡혀있다.

경비는 1인당 130만원, 총 1950만원이다. 조합측이 '영업외 비용'으로 처리했다.

예정대로라면 4박5일중 공식방문은 식육센터 및 도축장과 도살장 등 2군데에 불과해 외유논란이 빚어질 법도 하다.

특히 조합측은 당초 시찰 계획을 잡는 과정에서 여행 대상지를 유럽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고심했으나 일본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사측이 장기파업사태 해결은 외면한채 외유길에 나섰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영진의 부도덕성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노조측은 "노조 불인정, 단체교섭 해태, 부당징계, 감시카메라 설치등 노조 탄압과 공금횡령 파문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양돈축협이 파업사태 해결은 외면하고 일본 외유에 나섰다"고 꼬집었다.

노조측은 특히 "경영진은 헌법에 보장된 노조활동 보장과 협동조합 개혁을 요구하며 100여일째 파업중인 노동자에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면서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외유에 나선 것은 도민사회와 조합원들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사측은 수출전문 도축장을 짓기위한 견학이라고 일축했다. 한마디로 '떳떳한 여행'이라는 것이다.

축협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여행을 갈수 있느냐. 여행이 아닌 엄연한 시찰"이라고 전제한 뒤 "안덕면 동광리에 추진중인 수출전문 도축장 건설과 관련 선진지를 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4~5년전만 해도 제주산 돼지고기는 누구나 알아줬는데 지금은 위생관리가 철저해져 먹어주지 않는다. 도심 한복판에 도축장을 지어도 민원 하나없이 잘 운영되는 일본의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일본행을 결정했다"고 노조측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노조측은 "일본의 도축관련시설은 위생문제 때문에 내부공정을 볼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공식일정은 2군데 밖에 없는데 공식초청도 아닌데 뭘보고 배우겠다는 것인지 이해할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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