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스님의 편지] 들은 더욱 푸르러질 것이고…

비가 옵니다.
고사리 장마라지요.
들은 더욱 푸르러질 것이고
농부들의 일손도 바빠지겠습니다.

작은 연못을 만들고
어설퍼 보여
소박한 돌탑을 쌓아보았습니다.
특별한 바람이 깃든 것은 아니지만
세우고 나니
뭔가 바랄 게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 돌탑 ⓒ제주의소리 / 사진=오성 스님

저의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큰 의미를 담아서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지난 모든 것은 소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잘한 일보다 잘 못한 게 많기에
남은 삶의 줄기는 참회입니다.

▲ ⓒ제주의소리 / 사진=오성스님

▲ 오성 스님 ⓒ제주의소리
제 참회가 지극해 질수만 있다면
오는 이 비처럼
새로운 바람의 생명은
내 안에서 자라나겠지요.

대지의 영혼에 참회합니다.
바람의 자유에 참회합니다.
비의 푸른 생명에 참회합니다.
잿빛 하늘 위 항상함에 참회합니다.
내 인연한 모든 삶에 참회합니다.
함께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글.사진 =오성 스님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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