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의 뉴욕통신] 브레이크 걸린 부시 좌불안석, 그러나 '강공' 드라이브

한반도 상공은 지금 '전운'이 감돌고 있다. 물론 북의 '살아남기' 전략인 '벼랑끝 전술'이 여전히 유효할는지는 미지수다.

부시가 이라크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대량살상무기 부재)를 가지고 이라크를 침공한 후 2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지부진 장기전화하고 있고 천문학적 군사비용에 미국내 경기는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자 뉴욕 타임스를 통해서 전해지는 미국의 '북한 때리기' 작전은 솔솔 검은 연기(smoking gun)가 오르고 있다. 부시의 전술참모들의 의도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첫째로 이라크 침공때 유엔의 승인을 획득하지 못하고 우방들의 참전이 실패로 돌아간 과거의 쓰라린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초강경파인 볼턴(Bolton)을 유엔대사로 임명하고자 서두르고 있다.

둘째로 유엔결의에 의해서 북한을 고립 고사시킬 계획이다. 해상과 공중은 물론 육로를 포함한 교통을 완전 통제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이유는 북한이 핵물질을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것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셋째로 북핵문제를 심각한 현실문제로 부각시키는 이유는 중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제어하려는 고도의 전술로 비쳐지고 있다. 즉 북핵 북폭 문제는 지엽적인 전략에 불과하다.

그러나 부시의 전략에는 지금 한계를 들어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18, 20, 22일자 기사들에 의하면, 미 상원 외교분과 위원회(공화당 10, 민주당 8인)에서 볼턴 유엔대사 임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표결을 유보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민주당 8인 위원 전원이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공화당 위원 10인 중 3명이 난색을 표명하고 유보할 뜻을 강하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볼턴은 파월 전 국무성 장관 하에서 정보참모직을 맡고 있었는데 장관에게 올라가는 보고를 중간에서 차단하고 지연시키거나 아예 보고를 빼버리는 일을 자행했으며 부하 직원이나 외부 업자들과도 잦은 마찰을 일으켰으며 파월 전 장관과도 불화가 많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볼턴은 자기와 의견이 다른 공직자들을 해고 시키려는 시도를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공화당의 표결 유보를 주도한 3인 위원 중 2인이 파월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파월은 "볼턴은 영특(smart)하지만 아주 문제거리 공직자(very problematic government official)다"고 멘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볼턴이 유엔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다. 그는 '유엔빌딩의 몇층이 없어진들 무슨 상관이냐'는 유엔을 빈정대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측근 참모였던 윌커슨은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볼턴을 유엔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구원할 길 없는 최악 대사(abysmal ambassador)"라고 혹평을 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상원에서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를 부결시킨 역사가 없다는데 있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라고 예측되고 있다.

만약 볼턴이 유엔대사로 임명된다면 또 한 차례의 폭풍이 국제사회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는 이란과 북한에 대해서 강경노선(hard-line approach)을 주창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4년의 '북폭 사태'(클린턴 행정부 당시)를 또 다시 재연하는 듯한 '전운'이 한반도 상공에 짙게 내려지고 있다. 영변 핵발전소를 비롯한 핵실험 장소를 '외과술적 폭격(surgical strike)'을 미군이 감행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네오콘의 선두주자로 불리우는 라이스 국무성 장관도 여러 체널을 통해서 소위 '6자 회담'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면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려는 의도를 공공연이 들러내고 있고 여론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물론 중국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긴 하지만...그러나 일본이 이번 가을 회기에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한다면 또 다른 변수로 작용을 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좌불안석이지만, 재선 이후의 행보는 초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고조시키는 전략은 바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의식한 고도의(?) 전술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 12일자 워싱턴 포스트지는 중국이 "소수 정예화된 군사력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군사력의 현대화는 곳 동아시아 지역내에서의 미국과의 군사력 균형을 수정하려는 것이라고. 한편 미국은 한반도에서 용산 미군기지와 일선 철책수호 미군들을 철수하여 평택에다 최신 군사시설을 새로이 건설하고 있고 한국 해군을 앞장세워 제주도 화순항에다 이지스체제를 갖춘 해군함대를 포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우리 한민족에게 '살아남기' 위한 고도의 전략은 무엇일까? '동아시아 균형자'론일까 아니면 '영구 중립국'론일까? 심사숙고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당장 '행동'으로 옮겨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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