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미디어공공성연대, 'MBC 파업 지지' 촛불문화제 개최

▲ 4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탑 앞에는 MBC의 싸움을 지지하는 작은 촛불들이 모였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제주MBC 노동조합이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저지하고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한지 28일째. 4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탑 앞에는 이들의 싸움을 지지하는 작은 촛불들이 모였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미디어공공성연대는 MBC 파업에 힘을 보태고 ‘공영방송 사수’의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이번 투쟁은 단순히 MBC를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명분있는 싸움임을 호소했다.

촛불문화제는 민주노총 제주지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제주MBC 조합원과 시민 등 약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 제주MBC 촛불문화제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제주MBC 촛불문화제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이날 행사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영상을 통해 ‘정권의 언론 장악 시도’를 고발하고 언론을 지켜줄 것을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장이 됐다. 다양한 볼거리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제주MBC 조합원들이 인기 가수들의 곡을 개사해 MBC 김재철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가 하면, 신나는 율동으로 웃음과 함께 큰 박수를 받았다.

최근 ‘검찰과 스폰서’를 취재한 최승호 PD 인터뷰 영상 등 다양한 영상들이 상영돼 눈길을 끌었다.

제주MBC 조인호 기자는 “싸움 30일째다. 우리의 싸움, 힘들다. 저들도 우리가 언젠가 지칠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명분이 옳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두려워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겨야 나머지 대한민국 언론까지 살려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조 기자는 또 “우리의 싸움은 권력에 대항한 싸움이기에 힘들다. 시민여러분께 MBC가 파업하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우리는 30일, 60일, 100일이 되도 승리할 때까지 싸움을 이어갈 거다. 이 파업을 화재와 이슈로 만들어 달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 제주MBC 조인호 기자는 "MBC가 파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힘을 보태달라"며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이날 촛불문화제는 소망지를 단 노란 풍선을 날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MBC 멋지다” “화이팅”을 외치며 화답하기도 했다.

제주MBC 조합원들이 KBS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를 패러디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Y본부와 K본부에 대한 장악을 끝낸 ‘방송장악의 달인’이 마지막으로 MBC를 장악하려하지만 ‘공영방송’을 무릎 꿇릴 수는 없었다는 내용.

인기가수 2AM의 ‘죽어도 못 보내’를 개사해 “죽어도 꼭 보내 내가 김재철 꼭 보내. 가려거든 니 월급 뱉어내”라고 불러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주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돌하르방, 어드레 감수광’을 맡고 있는 양기훈 씨가 깜짝 얼굴을 비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돌하르방의 매서운 일성은 라디오에서와 다름 없었다. 그는 “시민의 입장에서 섰다. 70년대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기만 하면 민주주의 세상이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오판이며 무지였다. 이 자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또 이 자리를 ‘언론인만의 일이다’ ‘내 일 아니다’면서 무심히 지나가고 있는 시민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는 또 “이 자리는 방송장악 음모를 박살내는 자리”라면서 “촛불은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한다. 언론 자유의 촛불도 활활 타길 바란다. 어떠한 암흑물질도 거부할 수 있는 촛불”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촛불문화제는 참석한 관계자와 시민들의 바람을 적은 소원지를 노란 풍선에 달아 날려보내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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