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해군기지 추진기획단장 밝혀…화순항 결국 미MD ‘전초기지’될 듯

▲ 제주해군기지 추진기획단장이 28일 화순항반대대책위 측을 만나 화순항 군사기지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제주의 소리
해군이 추진하는 화순항 해군기지 전략기동함대의 역할이 중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략기동함대 역할이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군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군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일이 추진하고 있는 MD(Missile Defense·전역미사실방어) 체계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향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김동문 제주해군기지 추진기획단장(대령)은 28일 충무공 탄생 460주년을 기념해 제주도민에게 공개한 양만춘함 사관실에서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도민대책위'와 만나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화순항 해군기지의 목적이 일본과 중국에 있음을 밝혔다.

김동문 단장은 “(해군기지 목적은) 북한 보다는 일본과 중국으로 우리가 그들보다 (군사력에서) 클 수는 없지만 1/3 수준은 키워야 한다”면서 "우리가 어느 정도의 (군사력)수준을 가지면 (일본과 중국이) 우리를 누를 수 없다”며 해군기지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주 출신이기도 한 김 단장은 “화순항 해군기지가 변화되는 제주도에 이익이 되는지 곰곰이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후 “저도 제주도사람으로서 제주도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해군본부의) 의사결정에 반영해 달라고 건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화순항 해군기지 목적이 중국과 일본을 겨냥하고 있음을 밝힌 김동문 추진기획단장. ⓒ 제주의 소리
김 단장이 이날 화순항 반대 대책위측에 밝힌 ‘화순 해군기지가 중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발언은 거꾸로 제주도가 이들 국가로의 ‘타깃’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평화의 섬’인 제주도의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 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또 해군이 화순항 전략기동함대 배치할 구상을 갖고 있는 이지스함은 적의 장거리 유도탄을 하는 임무를 띤 최첨단 구축함임을 감안할 때 결국 화순항(이지스함)은 북한은 물론, 중국의 장거리 유도탄을 겨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군은 미국 주도하의 MD에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강변하고 있으나, 미국 주도하의 MD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화순항은 미 MD의 ‘전초기지’로 활용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군은 지금까지 이지스함(화순항기지)의 목적에 대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유도탄을 탐지·추적·격파 할 수 있는 배이지, 미·일의 MD체계와는 상호 연동되도록 만든 배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면담에서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과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등은 “해군은 이 문제를 처음부터 공론에 부치고, 당당히 토론을 벌이는 게 아니라 홍보물을 대량살포하고 게릴라식으로 리장들을 만나 설득하는 등 절차적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대책위는 또 “2002년에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안할 것처럼 하다가 지금 다시 추진하고 있으며, 이지스함 문제도 당시에는 안 들어온다고 했다가 이제는 들어온다고 하는 등 말이 바뀌고 있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믿을 수 없다”며 “이럴 것이라면 도민들이 반대하더라도 국가국방사업이기 때문에 추진하겠다는 식의 당당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유기 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면담과 관련해 “기획단장이 밝힌 것은 결국 화순항이 해군측의 주장과는 달리 중국과 일본을 겨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MD체제에 참여하는 것이란 점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평화의 섬인 제주가 결국은 미국과 중국의 군사 대결의 한 가운데 서게 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화순항 해군기지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26일 ‘제주해군기지 추진기획단’을 창설했으며, 현재 제주방어사령부에 이와 관련해 3명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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