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수 탑동365 병원장, 발간

   
‘3분 진료’로 상징되는 우리나라의 종합병원 현장. 1시간을 기다려 의사를 만났지만 내 몸과 병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얻었다고는 느끼기 힘든 시간이다.

이같은 왜곡현상을 고치려면 우리나라에서도 동네병원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의사협회 측에서는 비효율성과 전문의 비율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의료계에서 논란이 된 주치의 제도에 대해 대중적인 화두를 던진 책이 발간됐다. 고병수 탑동365 병원장이 최근 <온국민 주치의제도>를 펴냈다.

고 병원장은 “의료 전문가조차 주치의 제도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대한 절박감, 마땅히 쉽게 읽힐 수 있는 자료집이나 책이 없다는 점 때문에 책을 펴게 됐다”고 밝혔다.

책은 동네병원 의사인 ‘유별난’의 진료 과정을 좇으며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고발한다. 수많은 환자를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유별난은 ‘간단하고 빠른’ 진료를 끝내고 다음 환자를 맞는다. 환자와 건강상 문제는 충분히 상의되지 못하고 ‘유별난’ 역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

저자는 “의사들이 낮은 수가와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로 인해 환자 수를 늘려야만 하는 경쟁 속에서 환자를 봐야 한다”며 진료 현장의 왜곡이 구조적인 문제임을 지적한다.

‘3분 진료’가 결코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라는 것은 외국의 선진 사례를 인터뷰하며 확인했다. 가족 주치의가 정해져 있어 가벼운 증상은 동네병원(일차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기록은 주치의에게 누적돼 관리된다. 깊은 병을 발견할 확률은 높아지고 그야말로 의사가 ‘국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게 된다.

외국의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자고만 말하진 않는다. 그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과 의사 모두의 올바른 이해 속에서 주치의제도 논의를 건설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저자는 환자와 의사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데 주치의 제도가 필요하긴 하지만 이를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고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의사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도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중요하다”면서 “건전한 토론과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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