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환 교수 그린 표준영정 문광부 최종심의 눈앞

▲ 지난 1978년 제작돼 모충사에 걸려 있는 김만덕 영정. 현재 새로운 정부 지정 표준영정이 제작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올 가을에는 의녀반수 김만덕 할머니의 정부 표준영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표준영정이란 우리나라를 빛낸 역사적 인물들의 영정의 난립을 예방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현재까지 79명에 대한 표준영정이 지정됐다.

김만덕 할머니의 표준영정은 지난 1978년 지금 모충사에 있는 영정이 제작된 이후 32년만에 국가가 인정하는 표준영정으로 후손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어서 세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김만덕기념사업회 양원찬 대표는 1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가 표준영정심의위원회 심의가 최종심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늦어도 올해 가을 경에는 만덕 할머니의 표준영정을 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표준영정 제작은 지금 모충사에 걸려있는 영정이 당시 복식과 맞지 않는다는 등의 논란이 제기됐고, 김만덕을 고액 화폐 인물로 넣자는 운동이 일면서 그 필요성이 절감됐다. 특히 지난해 ‘김만덕 나눔쌀 만섬 쌓기’ 행사가 촉매가 됐다.

지난해 8월 충남대 윤여환(57) 교수에 제작 의뢰됐으며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표준영정심의위원회 심의를 세 차례 거쳤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표준영정 제작자인 윤 교수는 백제 도미부인, 충의공 농포 정문부, 논개, 유관순의 표준영정을 그린 바 있다. 특히 복식과 머리모양이 당대와 맞지 않다는 논란을 빚었던 '논개'의 새로운 표준영정을 제작했다.

윤 교수는 현재 김만덕 표준영정의 눈썹 모양과 신발 등에 대한 수정만을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표준영정심의는 10여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복식, 무구, 예술성 등에 대해 고도로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심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관순과 논개 표준영정 심의 과정은 7차례 이상 1~2년이 넘게 걸렸다.

양원찬 김만덕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국가표준영정 없이는 공적 기관에서 인정해 주지 않는다. 화폐인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국가표준영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김만덕 할머니의 표준영정 지정작업이 완료된다면 제주를 넘어선 국가적인 위인으로 정립하기 위한 발판을 딛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가로부터 최종 지정된 표준영정은 제작된 이후에는 모충사에 모셨다가 김만덕기념관 건립 이후 이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작년 김만덕 쌀 만섬쌓기를 통해 모인 모금액의 일부 13억원은 베트남전쟁과 라이따이한, 국내 이주민여성 등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가 된 베트남에 학교를 짓는 데 쓰일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학교 이름은 ‘만덕 학교’로 잠정 확정됐으며 현재 박석환 베트남 대사에게 장소 선정 등을 일임해 추진중이다. 김만덕기념사업회는 오는 7월 베트남 현지를 방문,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가시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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