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의원, ‘박사모’ 광주방문 비난에 해명

제주출신인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의원이 4.30 재보궐선거 당일 개표방송을 보지 않고 전남도당 행사에 참석한 것을 놓고 ‘박근혜를 사항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원 의원의 탈당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의원이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사모가 원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탈당을 요구한지 이틀만이다. 

원희룡 의원은 재보궐 선거가 열린 지난 4월 30일 한나라당 전남도당의 초청으로 광주 여성사회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이튿날 새벽 5·18 묘역을 참배한 후 5·18 민주화운동기념 마라톤대회 등에 참여했다.

박사모는 재보궐 선거 투표가 끝난 후 원 의원이 박근혜 대표와 같이 개표방송을 보지 않고 전남 도당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을 확인한 지난 1일부터 자신들의 게시판은 물론 원 의원의 홈페이지와 블러그 등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벌이며 원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박근혜 대표와 박사모 등이 손에 땀을 쥐며 가슴을 졸이면서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 원 의원은 당사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지 않았다”는 것.

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개인 블러그에 올린 글을 통해 “개표 결과를 당사에 가만히 앉아 지켜보기 보다는 진인사 대천명의 마음으로, 결과는 국민의 뜻에 맡기고 저는 저의 할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원 의원은 “언론에 주목을 받으러 당사를 나가 대표님 옆자리에 앉아 개표방송을 보며 초조해 하기보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현장으로 찾아 가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토요일 오후 광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전남, 광주 지역 여성 사회단체 대표자분들의 간담회를 통해 속마음이 담긴 질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편견이나 가식이 아닌 꾸밈없는 속마음이 담긴 이 분들의 질타의 목소리들에 때로는 숙연한 마음에 고개 숙이고 때로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시간이었다”면서 “이 시간들을 통해 저를 비롯한 우리 한나라당이 그동안 얼마나 전남, 광주 지역 여성들의 문제의식과 현안들에 대해 무관심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또 반성할 수 있었다”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사모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와 한나라당 홈페이지, 그리고 원 의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원 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박사모는 당의 체질변화를 요구하며 끊임없이 당내 개혁을 요구해 온 원희룡 의원을 눈에 가시처럼 여겨 시도 때도 없이 비난해 왔으나 이번 단순히 원 의원의 행동을 나무래는 수준을 넘어 거의 사이버테러나 마찬가지인 원색적인 인신공격을 퍼붓고 있어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사모가 당의 공식 행사를 문제삼아 탈당을 요구하고 나서자 한나라당 당내에서도 박사모를 비난하는 반론도 일고 있다.

전남도당 청년위는 성명서를 통해 “원 최고위원은 지난 30일 당직자들이 서울 당사에 모여 재선거 결과를 보며 박수치며 만족해하던 그 시간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지역에 내려와 묵묵히 지역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했다”며 “원 의원에 대한 박사모의 이 같은 행동에 심한 모욕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박사모의 카페지기와 수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박사모 카페에 사과의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줄 것을 촉구했으나 사과를 약속한 박사모 카페지기는 박사모 회원들에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원 최고위원을 세련되게 비난할 것을 촉구하는 글로 사과를 대신하려 했다”며 “이는 박사모가 우리 전남도당 당원들을 기만한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전남도당 당원 전원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원 의원 홈페이지를 찾은 한 네티즌은 “정말 이런 현장을 보면 우리나라가 바보들의 천국인거 같다. 언급할 가치 없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신경 쓰지 말라”며 “말하지 않는 다수 국민은 원 의원 편”이라며 소신있는 정치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

필명이 ‘관람객’이란 네티즌은 “당신(박사모)들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전반적 국민선호도가 한나라당을 선호해서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보수의 가면을 쓰고 있는 수구세력들을 국민들이 좋아해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고는 “원 의원의 지속적인 마찰을 통해 한나라당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도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갚라며 “원인을 안보고 결과만을 본다면 틀린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원 의원의 행동을 두둔했다.

'샤일록'도 "의원이 개표방송을 지켜본다고 해서 질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이길 선거에서 지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원 의원의 이번 행보가 한나라당으로서는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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