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비준 저지와 양돈축협 파업승리 결의대회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쌩쌩 몰아친 2월 첫 주말인 7일 농민·노동자들이 또 다시 차디찬 아스팔트로 나섰다.

직장 퇴근시간이 훨씬 지나고 너무나 추운 날씨 탓인지 행인들의 발길도 뜸했지만, 그들의 불타는 의지는 겨울추위 제압했고, 그들의 함성은 신제주 일대를 쩌렁쩌렁 울리기에 충분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저지와 제주양돈축협지부 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제주농축협노동자 결의대회'가 7일 오후4시 민주노총제주본부 사무금융노조협의회(대표 박명종·전국농협노조성산농협분회장) 주최로 신제주로터리에서 열렸다.

한·칠레 FTA 국회비준 예정일(9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고 양돈축협 파업사태가 110일째를 맞은 이날 열린 결의대회에서 박명종 사무금융노협 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법치국가에서 법위에 군림하려는 사용자,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사용자가 판치는 현실이지만 노동자·농민이 연대한다면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고 노동자 농민, 서민들이 잘사는 세상은 반드시 돌아 올 것"이라며 노동자 농민의 강력한 연대를 주장했다.

박명종 대표는 "양돈축협 파업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조합장이 일부 대의원들에게 조합이 결성되면 축산인의 삶이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며 자신의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채 배째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며 "법을 철저히 무시하는 양돈축협 조합장은 노동자의 이름으로 응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추운 겨울 농민들이 아스팔트로 나앉아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하는 것도 바로 정부와 농협중앙회 간부들이 한·칠레 FTA 통과가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왜곡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후 "이번 4.15총선에서 노동자 농민, 그리고 서민의 이익을 대변할 제대로 된 국회의원·정치인을 뽑아 노동자 농민의 거대한 힘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격려사에 나선 서군택 민주노총 제주지역부본장은 "농업은 선조로부터 내려 온 우리의 생명산업으로 농민이 망하면 나라가 망하는 현실에서 탐관오리들이 돈을 받고 매관매직에 나서고 노동자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지금의 상황이 마치 100년전 조선후기를 보는 것 같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선시대의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정부와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서군택 부본부장은 "양돈축협 파업사태가 110일을 맞았으나 조합장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단체협상 횟수만 늘린 채 성실한 대하는 하지 않고 오히려 해외연수만 떠나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상황이 이런데도 노동사무소나 노동부가 방관만 하고 있다는 것은 노동부가 노동자를 위한 노동부가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노동부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는 제주지방노동사무소와 정부를 나무랐다.

농민회제주도연맹 이태권 의장도 연대사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고 다짐해야 할 새해벽두부터 노동자 농민이 아스팔트에 내몰리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서글프다"며 노동자 농민이 처한 현실에 분노를 표한 후 "노동자 농민이 하나돼 FTA국회비준를 막아내고 양돈축협 파업투쟁을 승리로 이끌어 참세상을 열어나가자"며 연대투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제주본부 사무금융노조협의회 회원들은 이날 집회를 마친 후 신제주노터리에서 노형동 양돈축협 사무실까지 가두 행진을 벌이며 FTA비준 저지와 양돈축협 파업투쟁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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