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기관지 편집위원

▲ 아이누리 편집위원회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직원들.  ⓒ제주의소리

기관에서 나온 소식지는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있는 시도가 눈에 띈다. 바로 최근 20호를 발간한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의 <아이누리>.

<아이누리> 편집위원들은 ‘기관지’라는 딱딱한 명칭이 불만이다. 이들은 다양한 컨텐츠로 무장한 문화지를 지향한다.

송현우 편집위원장은 "공무원, 전현직 기자,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외부필진에게 주문하는 것은 단 하나, 아이세상을 꿈꾸는 마음 즉, '아이사랑'"이라고 말했다.

분명 기관지인데 기관 소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가정위탁지원센터가 지향하는 꿈을 보여줄 뿐이다. 바로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다. 가정위탁지원센터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아동들을 위탁 가정과 연결시키는 일을 한다.

▲ 아이누리 창간호부터 20호까지 일부. ⓒ제주의소리

지난 4월 발간된 <아이누리> 20호는 '순이삼촌'의 소설가 현기영과의 파워인터뷰가 진행됐다. 제주의 4월을 의식해서인지 ‘제주4.3를 내가 영화로 만든다면’이란 주제로 한 이영윤 제주대안연구공동체 문화분과장의 흥미로운 글도 실렸다.

귀여운 꼬마 유은이의 사랑스러운 편지가 아빠 송현우 편집장의 만화와 함께 실렸다. 유은이는 아빠와 함께 집 근처 호프집에 가서 닭날개를 먹었던 일화를 얘기하며 “아빠 오늘 닭날게 하고 사이다 하고 000에서 먹은 것들 고마운데 2만원은 너무 비싸잖아! 아빠돈 얼마야? 많이 없어졌지? 아빠 사랑해.”라고 써 미소짓게 한다.

다양한 컨텐츠를 담기 위해 개성있는 필진들이 섭외됐다.

송현우 편집위원장은 만화와 사진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데 능력이 있고, 제민일보 사진기자인 김대생 편집위원은 사진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또 전직 기자인 양김진웅 편집위원은 ‘양김진웅이 만난 사람’ 코너를 맡아 소설가 현기영 등 전격 문화인물 인터뷰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이영윤 제주대안연구공동체 문화분과장이 ‘이영윤의 영화이야기’를 맡아 연재하고 있다.

이정도면 엄연한 문화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아이누리' 캐릭터인 누리. 제주아동위탁지원센터의 입구에 부착돼 있어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제주의소리

양창근 행정지원팀장은 “전국의 가정위탁지원센터장들이 내려온 적이 있는데 <아이누리>가 화제였다. 필진 구성부터 컨텐츠까지 흥미와 내용 모두를 갖춘 소식지는 전국에서 부러움을 샀다.”고 전했다.

현재 1500부 정도가 배포되고 있는 데 앞으로 1만부를 발행해 도내 각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즐겨 읽히는 것이 <아이누리>의 단기적인 목표다. 이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대한 후원도 절실하다.

무턱대고 후원해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재미있고 감동있는 <아이누리>로 말한다. 송현우 편집위원장은 “아이누리를 읽고 ‘울림’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홍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각기 자신의 직업도 있는 이들이 어렵게 시간을 쪼개 잡지를 만드는 이유가 뭘까.

양진웅 부편집위원장은 “다른 집 아이들이 행복해야 나의 아이들도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결국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소외된 아이들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누리’를 만들고 있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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