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예재단, '알뜨르비행장서 역사 길을 묻다' 답사

▲ 일제가 알뜨르 땅에 설치한 격납고 ⓒ제주의소리DB

제주의 100여년 근현대는 참으로 뜨거웠다.

일제강점기 미국 본토 공격을 준비하던 일제의 군사기지로 낙점받은 ‘알뜨르 땅’은 더욱 그랬다.

지리적 여건이나 제주에선 보기 드문 넓은 땅이 일제에겐 그야말로 ‘요충지’였다. 각종 격납고와 무기고가 설치됐고 당시 강제로 편입된 땅의 주인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들이 만들어 놓은 군사 시설들은 이후 6.25전쟁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됐다. 일제의 전쟁시설이 6.25전쟁시설로 바뀐 거다. 육군 제1훈련소가 일본군 오오무라병사터에 설치됐고 전국에서 모인 병사들이 산방산 밑의 ‘황우치’ 항만대를 거쳐 집결했다.

제주4.3은 6.25전쟁 때 예비검속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양민들이 칠월 칠석날 ‘섯알오름’으로 압송돼 집단 학살 당하기도 했다. 이들을 묻은 ‘백조일손지묘’는 어느것이 누구의 시신인지 알 수 없어 한데 묻고는 ‘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란 뜻으로 이름지었다.

그렇게 대정 ‘알뜨르 땅’의 역사는 뜨겁게 앓아왔다.

▲ 일본군 아카돔보. 사진=제주문화예술재단 제공.

제주 근현대사의 한가운데 있던 서귀포 대정읍 알뜨르에서 ‘역사 올레’가 시작된다.

답사프로그램인 ‘알뜨르비행장에서 역사의 길을 묻다’가 제주문화예술재단 주최로 오는 6월부터 10월가지 9월을 제외한 매달 넷째주 토요일 진행된다.

전쟁관련 유적과 생활관련 유적으로 나눠 진행된다.

전쟁관련 유적으로는 일제강점기 대촌병사를 비롯해 일본군 탄약고, 알뜨르비행장 활주로와 격납고, 통신대와 지하벙커, 섯알오름 동굴진지 등을 답사한다.

생활관련 유적으로는 옛 대정흥업 당면공장, 모슬포교회, 일제금융조합과 우체국, 모슬포에 피난온 장리석 화백 부인이 운영했던 맛나당, 모슬포 극장 등을 가본다.

6월과 8월에는 전쟁관련 유적을, 7월과 10월에는 생활관련 유적을 찾는다.

경술국치 100년, 6·25전쟁 60주년을 맞는 올해 알뜨르 땅은 그 어느곳보다도 상징적인 공간이다. 4개월에 걸친 답사는 이 일대를 걸으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답사신청은 답사 전날까지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064-710-3493)로 하면 된다.

다음은 답사 일정.

1차 : 2010년 6월 26일(토)-전쟁관련 유적
 오전 9시 제주도문예회관 후문 집결, 버스로 알뜨르 이동, 오전 10시 대정고 앞 출발.
2차 : 2010년 7월 24일(토)-생활관련 유적
 오전 9시 제주도문예회관 후문 집결, 버스로 알뜨르 이동, 오전 10시 대정여고 앞 출발.
3차 : 2010년 8월 28일(토)-전쟁관련 유적
 오전 9시 제주도문예회관 후문 집결, 버스로 알뜨르 이동, 오전 10시 대정고 앞 출발.
4차 : 2010년 10월 23일(토)-생활관련 유적
 오전 9시 제주도문예회관 후문 집결, 버스로 알뜨르 이동, 오전 10시 대정여고 앞 출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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