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신화 형상화 ‘제주신화미술제’

흔히들 제주문화에 ‘제주만의 그 무엇’을 담을 수 있는 컨텐츠가 없다고 한다. 제주문화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남들이 없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그 독특함은 과연 무엇인가.

신들의 섬 제주는 1만 8천신이 머무는 신들의 고향이다. 제주의 신화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버금가는 신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전해온다. 신화가 풍부한 제주에서 이를 이용한 미술적 형상화가 전무한 제주화단은 어쩌면 새로운 신화미술운동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제주 작가들로 구성된 ‘제주신화미술제 준비위원회’가 이 같은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고 나섰다.

▲ 왜적에게 겁탈을 당해 시집을 못가 원한을 갖고 있는 가지홍이 아기씨
신화미술제준비위원회는 오는 7월1일부터 14일까지 2주동안 캘러리 제주아트에서 제주작가 22명, 전국에 있는 작가 20명 등 총 42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제1회 제주신화미술제’를 마련한다. 주제는 ‘저 달이 곱기도 하다마는 자청비 아가씨 만큼 고울 소냐’

제주신화는 문학 장르에서는 다양한 표현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유독 미술적 형상화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전해오는 제주의 무신도 16점과 소수의 민화, 상여 꼭두, 석상 등에서 신화적인 분위기를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제주신화미술제는 회화와 영상, 사진, 조각, 전각, 일러스트레이션, 공예, 퍼포먼스 등 전 분야에 걸친 작가들이 참여해 굿 현장과 영상기록물, 신당, 신화와 관계있는 지명을 찾아 답사를 하면서 형상화에 질적 수준을 높이게 된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도내외 작가들은 이미 지난 4월말 삼양원당과 화천사, 서귀포본향당 등 도내 신화 현장을 답사한데 이어 워크숍도 끝마친 상태이다.

제주신화미술제는 전시와 부대행사로 진행된다.

▲ 절정상군농
우선 전시회는 제주 작가 21명이 참여하는 ‘제주의 신화전’(7월1일~7일)과 전국 작가 20명이 출품한 ‘한국의 시화전’(7월8일~14일)이 마련돼 회화와 조각, 영상, 설치, 사진, 혼합매체 등을 활용해 제주신화와 한국신화의 새로운 해석에 도전한다.

부대행사로는 7월1일 개막행사로 저승의 시왕을 맞아 소원성취를 비는 의례인 ‘시왕맞이’ 굿이 강대원 큰 심방 집전으로 열리고, 3일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서 등반객과 시민, 관광객, 참여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의 풍요와 평화의 기원을 위한 ‘한라산 산신제와 퍼포먼스’가 마련된다.

또 제주 굿 재차마다 사용하는 한지로 만든 신체인 ‘기매 전시전’도 캘러리 제주아트에서 야외전으로 열린다. 또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집안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신화부적 나누기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 중전대부인
제주신화미술제 제주커미셔너인 김유정 전시감독은 “지금까지 서양신화이론 위주의 문화 이데올로기를 동양과 한국, 그리고 제주의 신화적 사고체계로 전환시켜서 제주미술의 문화적 토착성을 구현하고자 한다”면서 “신화에 관심이 있는 작가들이 한국신화와 제주신화의 형상성을 비교 분석하고, 신화미술을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의 외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정 전시감독은 이어 “신화역사미술제는 어린이, 학생, 시민, 모두에게 제주 신화의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하면서 교육적, 정보적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 문화산업 컨텐츠를 위한 테마성 사업으로 이후 제주 예술 투어의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신화미술제 취지를 설명했다.

▲ 제주 신화의 현장을 답사중인 작가들.
참여작자는 다음과 같다.

◆제주참여작가(커미셔너 김유정) ▲전각 고석칠 ▲판화 김재경, 정윤광, 홍진숙 ▲조각 임춘배, 양용방 ▲민화 강명숙, 김만수 ▲ 회화 문창배, 양경식, 문행섭, 홍성석, 오승익, 고영만, 임수병, 강술생 ▲도예 강창언 ▲영상 신용훈 ▲문인화 최형량, 문홍규 ▲사진 김남형 ▲일러스트 김미화(캐릭터)

◆전국참여작가 ▲회화 박진화, 정세학, 박경효, 신하순, 오순환, 곽영화, 우형순, 임남진, 김호원, 무심화(전통탱화), 이삼영, 박병동, 오영애, 최수동, 이의재, 한윤기 ▲영상설치 이재진
▲영상설치(애니메이션) 김상화 ▲퍼포먼스·설치 한정원 ▲서각 박종갑 ▲조각 김운성, 김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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