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조인 모여 파격적 형태 월간 '시조갤러리' 발간

▲ 파격적 형식의 월간 '시조갤러리' 창간호. ⓒ제주의소리

젊은 시조와 사진이 함께 하는 월간 ‘시조갤러리’ 7월 창간호가 나왔다. 지난해 6월. 30~40대 젊은시조인들이 모여 창립한 젊은시조문학회가 발간했다.

젊다는 것의 투영일까. 시조갤러리 창간호에는 ‘파격’이 있다.

일단 손바닥만한 크기에 놀란다. 시조가 흥행하는 장르가 아니다보니 비용을 크게 들이지 못한 탓도 있지만, 부족하면 부족한 데로 창의적인 테가 난다.

잡지를 버스 안에서 펼쳐 든다고 해도 옆사람에게 폐 끼칠 일은 없을 듯하다. 그만큼 간편하게 소지해 어디서든 펼쳐볼 수 있게 했다. 일상 깊이 파고들고픈 시조인들의 마음이다.

젊은시조문학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고정국 발행인은 창간에 부치는 글에서 “뜻을 같이하는 신인 및 아마추어들을 위해 문학의 가장 후미진 곳에다 월간 ‘시조갤러리’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멍석 한 장’을 편다”고 적었다.

700년 전부터 고정된 형식으로 쓰여졌다는 시조. 그 연대만큼 가치는 높아졌지만 실상 쉬이 읽히지는 않는다.

▲ 연필보다도 작은 크기로 어디서든 펼쳐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우리 민족 고유의 장르에 대한 사람들의 등한시를 바꿔보자는 작은 움직임이기도 하다. 이들은 스스로 그 자리를 낮추고 ‘후미진 곳’서 ‘멍석 한 장’으로 시작하려 한다.

이번 창간호에는 젊은시조문학회 회원들의 시조들이 소개돼 있다. 젊은 만큼 소통에 능하고, 그래서 더 시조의 엄격함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형식인가 껍데기인가’를 두고 고뇌하던 이들은 “결국 3장 6구 12음보의 시조라는 틀 안에서 무한한 자유와 아름다움을 추구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내년부터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신인상 공모를 통해 젊은 세대 안에 시조의 맛을 전파할 예정이다.

‘시조갤러리’는 구독료를 받고 있다. 1년 1만원이다. 작은 액수에도 ‘부득이 구독료를 받는다’고 송구스러워 하니, 신인의 시조 창작을 격려하기 위한 이들 활동의 겸손함에 고개가 조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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