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별오름에 갖다 왔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바람으로 오름은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정월대보름축제를 치루고 나서부터 예전처럼 억새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지만 여전히 오름엔 억새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름 북쪽면 밑둥에서 오름허리까지는 무슨 이유에선지 말끔하게 제초작업을 했더군요 그 단절된 모습을 보기가 참 민망하였습니다.

세찬 바람이 얼굴을 할 퀴고 지나 가더니 한 동안 구름에 가렸던 해가 햇살을 대지위에 뿌리더군요 인간에 의해서 많은 부분을 빼앗겨버린 새별이지만 그 한순간 저는 동공이 멎는아름다움을 봤습니다. 사진가 김영갑씨가 말한 '삽시간에 황홀'이 제 눈 앞에 펼쳐지더군요

알싸한게 매운 바람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은 문뜩 제주의 겨울을 연상케 했습니다.

내년 정월이면 어김없이 새별에서 축제가 열리겠지만 최소한의 피해가 가도록 자연을 배려했으면 합니다. 이젠 더이상 새별에게 아픔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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