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목으로 희귀수종 수난...관리대책 시급

대정향교 동북쪽에 위치한 단산. 빼어난 장관을 자랑하는 단산이 파헤쳐지고 있다.

그것도 인위적 시설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가축방목으로 허물어지고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멀리서 봐도 예사롭지 않은 형상을 한 단산의 소재지는 안덕면 사계리. 가까이 다가가서야 향교의 존재를 알수 있을 정도도 단산은 마치 대정향교를 감싸안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3년전 교수아카데미 시설공사로 파헤쳐지더니 지난해 초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로 훼손되는등 수난이 적지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축방목에 의해 정상부와 등반로가 대규모로 파괴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누군가가 풀어놓은 말이 오름 곳곳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1월 말 현장을 찾은 결과 오름 아랫쪽에서 방목중인 말 여섯필 정도가 해발 158m 정상부까지 드나들면서 보리수나무, 보리장나무, 사철나무와 심지어 대나무까지 마구 먹어치우고 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가축의 발길과 배설물에 의한 토양의 훼손면적도 점차 확대되고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 집단으로 서식하는 식물인 '부처손'의 훼손정도는 더욱 심각한 상태였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퇴적층이면서 풍화작용에 의해 심한 침식을 받고 있는 특성 때문에 복원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관리당국인 남제주군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한 관계자는 "방목허가를 내준 적은 없다"며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방목 허가 여부를 떠나 시급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한번 훼손되면 복원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당국이 해마다 훼손된 오름 복구에 큰 돈을 들이기 보다 훼손 자체를 막는 일이 시급하다.

제주도가 지난 1996년부터 2003까지 훼손된 오름 5곳에 대한 복구공사비로 투입한 7억8200만원은 어쩌면 평소 관리를 잘못한데 따른 불필요한 비용이라고 볼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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