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올레 이야기'

   
제주 사람이 쓴 제주올레 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됐다.

<올레 감수광>은  올레 1코스부터 16코스까지 제주 사람 강민철이 직접 걸으며 들은 이야기들을 올레길에 엮은 ‘올레 이야기’다.

저자는 감수광에 색다른 의미를 담았다. 감수광은 '가세요?'의 뜻도 있지만 느끼고(感) 배우고(修) 미친다(狂)는 의미도 있다.

이 책은 ‘올레의 속살이 궁금할 때 배낭 안에서 쏘옥’ 꺼내 들여다 보면 좋음직 한 내용이 가득이다.

올레가 느림의 미학을 선물하고는 있지만 반면에 그 흥분은 사람들의 발길을 서둘게 하는 면이 있던 것이 사실. 저자도 (올레꾼들이) “제주를 볼 뿐 듣지는 못하는 듯했다”고 느꼈다. 밭 한 가운데 어인 이유로 무덤이 들어 앉았는지, 까만 돌담들로 밭을 나눈 이유는 무엇인지 묻는 사람이 없었던 것.

제주를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사는 공간이라 느껴본 자라면 알 것이다. 돌담 하나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있다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 꾼이다.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해야지 산다. 그는 그가 아는 올레와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게 책으로 묶였다.

이 책은 또한 여행서이자 저자의 성장서이다.

저자 강민철은 제주를 고향으로 두긴 했지만 인생의 절반은 섬 밖에 있었다. 강민철에게 제주는 “아들 못 낳은 어머니가 구박받던 곳이고, 유년 시절 바다에 둘러싸여 유배지처럼 갑갑하게 느껴졌던 곳”이다.

그렇게 아픔으로 간직된 고향을 떠나 얼마간은 발길을 뚝 끊기도 했던 제주에 불현듯 가야겠다고 생각든 건 그 자신의 열세 살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면서다. 열세 살 난 초등학생 아들의 키를 재던 순간이었다.

제주에 돌아와 올레를 걷는 동안 저자는 열세 살 자신을 만났을까. 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올레를 걷다보면 저자 뿐만 아니라 독자의 열세 살도 만날 수 있을지도.

저자 강민철은 제민일보 기자와 월간 <우리문화>의 편집장을 지냈고 문화재청의 근대문화유산을 비롯한 영암, 안동, 안성, 고령 등의 문화관광 축제 홍보대행을 수행했다. 현재는 홍보회사 (주)컬처플러스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컬처플러스. 1만5천원.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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