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랑 국어교사 김규중의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

   
시를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산다는 국어 교사 김규중 씨가 시와 대화하는 법을 책으로 펴냈다.

책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에는 시를 가르칠 때 쓰던 작가의 노하우가 곳곳에 녹아있다.

작가는 하나의 시를 두고 이뤄지는 두 학생의 대화를 통해 시에 접근한다.

문학소녀 은유와 과학을 좋아하는 소년 명석은 하나의 시어를 두고도 다른 의견을 낸다. 선생님 '김샘'은 가끔씩만 등장한다. 김샘은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두 학생이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하는 사람일 뿐이다. 자연스럽게 시는 두 학생의 시선에서 자유자재로 해석된다.

정지용의 시 ‘말1’에서 ‘말아, 다락같은 말아’를 두고 은유가 “’다락같은’은 덩치가 매우 크다는 거지?”라고 하면 명석이 “지금 시대에 맞춘다면 ‘트럭 같은 말아’라고 할 것 같아”라고 받아치는 식이다.

책에는 청소년이 읽기 좋은 60편이 선정됐다. 현대시의 시작인 1920년대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시다.

총 3단계로 구성된 책은 언어 사용수준과 정서 수준, 내용을 고려해 3단계로 나뉘었다.  시와 만나기, 시와 친해지기, 주체적으로 읽기 순이다.

‘시와 친해지기’ 섹션은 중학교 2~3학년 수준으로 의미의 함축성이 더 깊어지고 정서도 이제 ‘나’에서 벗어나 타인과 사회로 확대된다.

‘주체적으로 읽기’ 단계로 들어서면 이제 시는 철학과 사회적 배경을 함유하게 된다. 김수영의 ‘절망’은 60년대 4.19와 5.16이라는 배경을 고려해야 하고, 나희덕의 ‘섶섬이 보이는 방’은 이중섭을 떠올려야 제대로 읽힌다.

은유와 명석이 서툴게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이들의 대화가 ‘시를 읽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은 인터파크 청소년 분야 미디어 추천도서와 인터넷 교보문고 청소년 분야 오늘의 선택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계절. 1만2천원.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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