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문화’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곧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다.

이 명제에 충실한 독특한 영어 강좌가 진행된다.

제주문학의집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교육프로그램 중 하나인 ‘영문학에 대한 이해’다. 강연 제목의 경직성에 비해 내용은 흥미로운 주제들로 가득하다. 제목을 잘못 지은게 아닐까 의문이 들 정도다.

우선 영어를 통해 세계 속에 내가 어디쯤 있나 살펴보게 된다. 한국어와 영어를 비교하면서 언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국제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영어를 특정국가의 모국어로 봐야할 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강연은 점차 강론으로 들어간다. 한국 전래동화와 시, 역사, 철학, 언론 등과 연결된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강연자인 김윤정 씨는 끊임없이 수강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어권의 유명한 시인은 누가 있을까?’ ‘한국과 영어권의 비슷한 속담은 뭐가 있을까?’ ‘유명한 영어권 신문사는?’

강연 후반기로 가서는 영어권 문화에 뛰어들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 돼 본다. 나홀로 배낭여행을 가려면 어디로 갈 지, 영어권 중고등학교에서는 수업이나 기타 활동을 어떻게 할 지 등이다.

18일 마지막 수업에서는 ‘나의 미래’를 구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원하는 진로에서 영어가 어떻게 쓰일지, 나의 롤 모델은 누구인지를 찾는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영어 공부는 대학입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어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김윤정 씨는 “영어권 국가들이 지리학적으로 한국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한국어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우기는 쉽지 않다. 이번 수업을 통해 단순히 단어암기, 문법, 독해 등 점수 받기에 급급한 게 아니라 영어에 대한 공포심을 줄이고 나아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정 씨는 제주출신으로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버팔로뉴욕주립대학에서 아동보건학을 전공한 뒤 현재 영국 리버풀존무어스대학에서 약학 석사과정에 있다.

강의료는 전액 무료다. 8월 2일부터 18일까지 월, 수, 금 주 3회 오전 10시~11시.

문의=064-710-4029.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