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관 건립 사업 시동...연말까지 용역통해 위치.후보지 등 선정
지방선거 때 공론화 힘입어 탄력...'노블레스 오블리주' 전파기대

제주시 모충사에 있는 김만덕 영정.
200년전의 인물, 거상(巨商) 김만덕이 머지않아 현대식 건물로 안식처를 옮기게 됐다.

제주도가 ‘나눔과 베풂의 표상’ 김만덕(1739~1812년)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념관 건립에 시동을 걸었다.

‘김만덕기념관 조성사업 타당성 및 기본계획’ 용역비 1억원이 2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함으로써 기념관 건립사업이 탄력을 받게됐다. 

기념관 건립은 (사)김만덕기념사업회(상임대표 고두심)가 지난4월 이사회에서 중장기 사업계획을 짜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드라마 ‘거상 김만덕’이 인기몰이를 할 때였다.

당시 기념사업회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공약 ‘세계빈곤 문제 해결’,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드라마 흥행 등 호의적인 여건을 들어 지금이 기념관을 지을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사업회 내부에서는 기념관의 성격과 그 안에 채울 내용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사업회는 특히 6.2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게 기념관 건립을 공약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도지사 후보들이 한결같이 화답하면서 건립 논의는 더욱 불이 붙었다.

특히 우근민 지사는 선거과정에서 기념관 건립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우 지사는 예비후보 시절 “도민사회에서 김만덕이 세계적 나눔의 인물로 그 위상에 걸맞는 기념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기념관 건립이야말로 시대적 요구에 부흥하는 것”이라고 적극성을 보였다.

특히 “반기문 사무총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가장 큰 공약이 ‘세계빈곤 해결’이었다”며 “김만덕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은 제주의 존재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제주를 코리아보다 더 유명한 곳’으로 만드는 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타당성.기본계획 용역은 12월까지 진행된다.

용역에서는 △기념관 조성사업 유사 사례 △타당성 △후보지 △규모, 공사비, 사업기간 △경제성 및 파급효과 △재원조달 방안 등이 모색된다.

또 기념관 조성사업 기본계획과 관리운영 계획이 수립된다. 마지막으로 기본계획 보고서와 조감도가 나온다.

제주도는 용역 추진 배경에 대해 “김만덕의 나눔과 봉사정신을 기리고 행적을 재조명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김만덕 기념관을 조성, 제주여성 문화유적의 문화.관광자원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문화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기념관 조성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해 사업추진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역비는 기념사업회가 김만덕 동상 제작을 기념관 건립 이후로 연기하면서 그대로 남은 예산을 활용하기로 했다.   

제주도청 이신호 양성평등정책과장은 “연말쯤이면 김만덕 기념관의 밑그림이 그려지게 됐다”며 “그 분의 숭고한 정신이 조금이라도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만덕은 1794년 제주에 흉년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사들인 곡식으로 백성을 굶주림에서 구해 정조로부터 내의원(內醫院)에 속한 여의(女醫) 가운데 으뜸인 ‘의녀반수(醫女班首)’라는 벼슬을 받았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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